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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곳곳서 양측 지지자들 충돌 격화…"총기·화약도 등장"

입력 2020-11-06 19:44 수정 2020-11-06 21:2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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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미국이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끝까지 개표를 마치라"는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로 갈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소송을 예고하면서 당선인이 확정되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요. 그 기간 미국의 혼란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개표소 앞에 총기를 든 시위대까지 등장했고, 인터넷에선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신혜원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든 바이든 후보든 미국의 46대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부터 임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당선자 확정이 지연될수록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침묵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마치 항의 시위를 유도하는 듯한 주장도 이어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우리의 목표는 선거의 진실성을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정부패가 이처럼 중요한 선거를 훔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제 유권자들이 침묵을 강요당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준형/국립외교원 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어제) : 제 생각에는 방 뺄 때까지 1월 20일 정오까지 버티다가 이제 쫓겨나는 모양새를 하게 되면 자기가 이제 희생자라는 방식으로 이미지 관리를 하면서 계속 영향력을 과시할 수도 있다…]

모든 건 트럼프 대통령의 '큰 그림'이었을까요? "우편투표가 사기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제로(0)'다. 우편함은 도난당하고 투표용지는 위조되거나 불법적으로 인쇄될 것" 대선을 반년 앞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인데요. 트위터로부터 처음으로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경고 딱지를 받은 트윗이기도 합니다. 선거 직전인 10월에도, 선거 날에도, 그리고 오늘까지도 줄곧 투표 조작 가능성을 거론하며 선거 불복의 '큰 그림'을 그려왔단 생각도 듭니다.

미국 민심은 말 그대로 두 동강이 났습니다. 현지에선 "개표를 중단하라"는 트럼프 지지자와 "안 된다, 개표를 끝까지 하라"는 바이든 지지자가 거리로 몰려나오면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죠. 백악관 인근에선 흉기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단체 '프라우드보이스' 회원들이 칼에 찔려 크게 다쳤고, 이들은 흑인 인권단체에게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전을 당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한 개표장에서도,

[개표를 중단하라]

바이든이 맹추격 중인 펜실베니아에서도,

[재키/도널드 트럼프 지지자 : 부정행위의 존재를 알고 있다면, 절대로 받아들여선 안됩니다. 미국인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어요.]

[트레이시/조 바이든 지지자 : 모든 투표, 모든 투표가 개표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게 중요해요. 그것은 모든 투표에서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흉기, 테이저건, 화약을 소지한 바이든 지지 시위대 25명이 체포됐고요. 오리건주에서는 폭력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주 방위군이 배치됐습니다. 성조기가 불타고, 망치로 현금지급기를 부수는 장면도 포착이 됐죠.

혼란을 부추기는 '가짜뉴스'도 범람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이번 대선과 관련해 폭력을 옹호하거나 부추기는 콘텐츠를 규제하고 검열을 강화했는데요. '이번 미국 대선이 조작됐고 민주당이 대선 승리를 훔쳤다'는 주장을 유포한 친트럼프 성향 그룹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의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이 그룹은 하루 만에 회원 36만 명을 확보했는데요. 페이스북의 조치에 대해선 "페이스북이 좌파 그룹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 보수단체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애용하는 브랜드의 펜, '샤피펜'으로 기표한 용지는 '무효 처리'됐다는 소문까지 도는데요. 특유의 굵은 서체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촉이 2~3배 두꺼운 이 펜을 애용하는 건 익히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2018년 한·미 FTA 성명 때도 사용했고, 옆에 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까지 했죠. 아무튼,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의 유권자 10명이 "샤피펜의 잉크 번짐 현상으로 인해 자신의 표가 무효 처리됐다"는 주장을 펼치며 선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선거당국은 "잉크가 번진 투표용지도 계수기가 정확하게 인식한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20년 전 상황을 떠올리게 한단 목소리도 있습니다. 2000년, 부시 대통령과 고어 후보가 맞붙었던 대선에서도 법정 공방이 벌어졌었죠.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 재검표가 위헌이라고 선언할 때까지 36일간의 '당선인 공백'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앨 고어/당시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2000년 12월 13일) : 좋은 저녁입니다. 조금 전 저는 조지 부시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가 미국의 43대 대통령이 된 것을 축하했습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올해 대선은 2000년 대선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합니다. 20년 전 자신이 추구한 원칙은 "합법적으로 투표한 모든 표를 세어야 한다"는 거였단 겁니다.

[앨 고어/전 미국 부통령 (현지시간 지난 5일 / 화면출처: 미국 NBC) : 이번 선거는 20년 전과는 전혀 다른 선거입니다. 제가 20년 전에 주장했고 바이든과 많은 이들이 옹호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합법적으로 투표한 모든 표를 세어 미국인들의 의지를 반영하자는 것입니다.]

확실히 20년 전보다 쉽게 일단락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그 어느 때보다 분열된 상황에서 치러진 대선. 향후 충돌이 더욱 격화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내 지지자, 침묵하게 두지 않을 것"…둘로 쪼개진 미국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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