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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남자' 바이든 당선 유력…미국의 남자 되나?

입력 2020-11-05 19:52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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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현재 판세를 보면 민주당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상황입니다. 정치부회의에서 지난 4년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죠. 워낙 많은 화제를 불러오는 인물이어서 한 마디로 정치부회의의 신스틸러였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조금 덜 다뤄진 감이 있는데요. 신 반장 발제에서 바이든이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분석해보고 이어서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미국인들의 표심, 의회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 4일) : 우리가 이겼다고 승리 선언을 하러 온 건 아닙니다만 개표가 완료되면 우리가 승자가 될 거라고 믿습니다. 분명히 말하겠습니다. 나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선거 운동을 했지만 이제는 미국인 모두의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가는 9부 능선을 넘었습니다. 매직넘버 270까지는 AP 기준으로는 단 6명, CNN 기준으로는 17명입니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사실상 '승리 선언'에 해당하는 두 번째 연설도 가졌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 4일) : 우리는 위스콘신주에서 2만표 차이로 이기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가져간 격차와 같습니다. 미시간주에서 우리는 3만5000표 이상 앞서고 있으며 이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에서 승리했던 것보다 상당히 큰 격차입니다.]

조기 현장투표 3500만, 우편투표 6500만. 합쳐서 1억 표가 넘는 사상 최대의 사전투표 표심이 밤사이 극적인 역전을 이끌어냈단 분석입니다. 바이든이 "과거 트럼프도 똑같이 역전승을 거뒀다"는 점을 강조한 건 트럼프 대통령의 개표 부정 주장을 일축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는데요.

사실 바이든 후보는 좋든 나쁘든 화제를 몰고 다니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성'에 밀려 국내 언론에선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감이 있습니다. 백발의 노령, 오바마의 남자라는 것 외에 달리 떠오르는 이미지도 없고요. 그건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2008년 대선 레이스가 한창일 때는 현지 언론이 '조바마(Joebama)', '오바이든(Obeiden)' 같이 두 이름을 조합한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한 2012년에도 부통령 후보로 지명을 받았고 연임에 성공했는데요. 바로 이 시기가 복 국장이 워싱턴을 누비며 미 대선을 직접 취재했던 바로 그 시기입니다.

▶ 미국 백악관 앞 (2012년 10월 5일)
[여기는 백악관 앞입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어느 제품을 더 선호할까요? 현장에서 거리 민심을 알아봤습니다. 실례합니다. 대선에 출마한 둘 중에 누구를 지지하는지 표시해 주시겠어요?]
[저는 그 두 사람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제가 스티커를 붙이고 싶은 곳입니다. 알겠어요? 저 사람들은 별로예요.]

국장도 이렇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시는데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네요. 아무튼, 이렇게 오바마의 부통령으로 8년을 함께하다 보니 바이든에겐 '차기 대권주자'보다는 '2인자'의 이미지가 더 강했습니다. 백악관을 떠난 두 사람이 '샌드위치 점심'을 하는 모습에 향수를 느끼는 미국인도 적지 않았다고 하죠.

[조 바이든/전 미국 부통령 (현지시간 2018년 7월 31일) : 소스는 괜찮아요. 겨자 소스는 없죠? (이미 샌드위치에 들어가 있는데, 따로 드릴 수도 있어요.)]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018년 7월 31일) : 잠깐, 뭘 고른 거죠?]

[조 바이든/전 미국 부통령 (현지시간 2018년 7월 31일) : 이거요. 얘네를 뭐라고 부르더라? (햄 치즈 샌드위치요.)]

[버락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018년 7월 31일) :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같은 걸로 먹어야겠어요.]

[조 바이든/전 미국 부통령 (현지시간 2018년 7월 31일) : 대통령한테도 하나 드리세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 운동 과정에서 바이든 후보의 이런 '희미한 캐릭터'를 공격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각종 별명을 붙였는데, 이를테면 '졸린 조(Sleepy Joe)'와 '느린 조'(Slow Joe)'처럼 고령과 눌변을 조롱하는가 하면 또 바이든이 코로나 봉쇄로 자택 격리에 들어가자 '숨은 조(Joe Hiden)', '지하실 바이든(Basement Biden)'이라 부르거나 중국에 강력하게 대응을 하지 않는다며 '차이나 조(China Joe)', '조진핑(Joe+Jinping)'이라고도 칭했죠.

하지만 바이든 역시 절대 만만한 인물이 아닙니다. 오바마가 '최고의 부통령'이라 칭찬한 그는 40년 동안 공직에서 일한 잔뼈 굵은 정치인인데요. 삶의 궤적만 봐도 엘리트 정치인으로 한 계단씩 올라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바이든은 1942년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에서 아일랜드계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에는 말더듬이 심해 고생을 했다고 하죠. 이건 학창시절 사진입니다. 델라웨어 대학을 나온 뒤 명문 시러큐스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갓 서른 나이에 미 상원의원에 출마해 역대 다섯 번째로 어린 나이로 당선됩니다. 그런데 이맘때 교통사고로 첫 부인과 딸이 숨지고, 아들 둘이 중상을 입는 비극을 겪었고 상원의원 첫 임기 선서를 아들의 병실에서 한 것으로도 유명하죠. 특유의 친화력으로 상원의원에 총 7번 당선됐고 1988년과 2008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번이 3수째인 셈이죠.

전문 분야는 외교·안보입니다. 상원 활동기간 주로 외교정책을 다뤘고, 특히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것으로도 전해집니다. '대북 정책 조정관'을 임명하자고 주장하는 등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는 면모를 보이면서도, 북한의 도발에는 엄정 대응하겠단 입장이 확고합니다. 2013년 부통령 자격으로 방한했을 때의 발언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박근혜/당시 대통령 (2013년 12월 6일) : 동북아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고 또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서 외교 문제에 높은 식견을 갖고 계신 부통령님의 동북아 방문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바이든/당시 미국 부통령 (2013년 12월 6일) : 아까 제가 외교 문제에 있어서 통찰력이 있다, 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너무나 과다한 그런 칭찬이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지난 60년간 이루어낸 업적에 대해서 제가 얼마나 깊은 존경심과 또 존중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 바이든/당시 미국 부통령 (2013년 12월 6일) : 절대로 의심하지 말아야 할 것은, 미국은 미국과 동맹국들을 북한의 도발로부터 지키기 위해 어떤 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겁니다. 미국과 세계는 절대로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김정은에게 알려야 합니다.]

방금 보신 이 연설은 한국의 연세대학교에서 한 연설의 한 대목이었습니다. 바이든 캠프의 외교 정책 고문인 브라이언 매키언 전 국방부 수석부차관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를 이어 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바이든은 오바마가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전략적 인내로 단순 회귀하기보다는 일정한 유연성을 가지고 협상할 수 있단 뜻을 내비친 겁니다. 다만 보여주기식 정상회담보단 성과를 내는 실무협상에 집중하겠단 입장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달 22일) : 저 사람(트럼프 대통령)은 뭘 했죠? 북한 체제를 정당화해주고, 폭력배를 좋은 친구라고 칭하며, 그와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북한은 훨씬 더 강한 미사일을 갖게 됐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쉽게 미국의 영토에 닿을 수 있게 되었어요.]

누가 차기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라인에 포진할지도 관심입니다. 트럼프로 치면 폼페이오와 볼턴이 있던 그 자리들 말이죠. 현재로선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안보보좌관 '투톱'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오바마 때 수전 라이즈 국가안보 보좌관 밑에서 일하며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등에 깊숙이 관여했던 인물입니다. 설리번 전 보좌관은 오바마의 외교안보 연설문을 책임졌고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부통령 안보보좌관 등을 지냈습니다.

'바이든의 사람들' 중엔 특히 여성이 눈에 띕니다. 초대 국무장관 후보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함께 일한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 보좌관이 물망에 오르고,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경쟁 중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미 최초의 여성 국방장관 후보로는 역시 모두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와 크리스틴 워머스가 거론되고요. 특히 플러노이는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에게도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감으로 꼽혔습니다.

일단 부통령 후보가 여성이죠. 카멀라 데비 해리스. 미국 역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 후보로, 당선되면 낸시 펠로시 현직 하원의장을 제치고 미국 여성 중 선출직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올라간 여성이 됩니다. 또 바이든이 워낙 고령인지라 2024년 차기 대선에서 직접 대통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현지시간 8월 19일) :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생명과 생계를 희생시켰습니다. 흑인이든 백인이든 라틴계든 아시아계든 원주민이든 우리가 공통으로 원하는 미래를 이뤄가기 위해 우리 모두를 한데 통합시킬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조 바이든을 뽑아야 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여기서 정리해보겠습니다. < 오바마의 남자…이제 미국의 남자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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