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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 대선 결과 '예의주시'…한반도에 미칠 영향은?

입력 2020-11-04 19:55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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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미국의 대선에 이렇게 주목하는 이유는 당장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서 어떤 변화가 생길지, 미리 좀 예측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신혜원 반장이 외교·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저희가 챙겨가야 할 부분을 정리해 봤습니다.

[기자]

5시 정치부회의가 6시 정치부회의가 되고 8시까지 특보를 진행하는 이유, 남의 나라 대선을 우리나라 대선 만큼이나 주목하는 이유, 당장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누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북·외교정책, 경제정책도 방향키를 다시 잡아야 하는데요. 오늘(4일) 청와대 발제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분석해보겠습니다. 먼저, 외교 분야입니다.

▶ (화면출처 : 유튜브 'PBS NewsHour')

지난달이죠.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격전지 플로리다로 날아가 평소보다 더 열정적인 춤솜씨를 선보이며 유세에 나섰습니다. 내가 이만큼 건강하다,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아무튼, 이날 유세 덕인지 지금까지는 플로리다에서 승기를 잡고 있죠.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달 12일) :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세요. 북한과 전쟁까지 갈 수 있었지만 아무 일 없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그들은 100% 영리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대선에 나왔다는 어떤 사람은 100% 영리하지 않아요. 80%도 60%도 영리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선에 나온 어떤 사람, 즉 바이든 후보보다 영리하다. 김 위원장을 바이든 후보를 깎아내리는 데 동원한 겁니다. 지난 4년 임기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가장 큰 치적 중 하나로 대북 외교를 꼽았습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미국 '불바다'를 언급하던 일촉즉발의 시기를 북미 대화의 시기로 바꾸어 놨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2017년 9월 20일) :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입니다. 로켓맨은 자신과 그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2017년 9월 22일) : 그는 분명 정치인이 아니라 불장난을 즐기는 불망나니, 깡패임이 틀림없다.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2018년 6월 12일) :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우리는 아주 좋은 대화를 할 것이고 대단한 성공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2018년 6월 12일) :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2018년 6월 12일) : 옳은 말씀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트럼프는 "오바마 때였다면 아마도 우리는 전쟁 중일 것"이란 말을 최소 수십 번 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 북한 지도자와 조건 없이 만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핵 실험과 무력도발이 반복되자 전략적 인내를 내세워서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대화를 단절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바 있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적극적인 북미대화로 '오바마 지우기'에 나섰던 건데, 만약 재선에 성공한다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특수관계를 기반으로 교착상태인 북미 협상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담판을 짓는 이른바 '톱 다운' 방식의 협상이 계속되는 거죠. 물론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첫 임기엔 재선을 목표로 외교적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북미정상회담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집권 2기에는 그만한 유인이 없다는 건데요.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과정에서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확인했기 때문에 3차 정상회담에 쉽사리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 (화면출처 : 유튜브 'Joe Biden')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트럼프가 오바마를 지웠듯, 바이든도 트럼프 지우기에 나설 겁니다. 현재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진전시키지 못했다면서, 보여주기식 회담은 갖지 않겠다는 입장인데요. 또 지난달 마지막 TV 토론에선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Thug)'로 칭하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달 22일) : 저 사람(트럼프 대통령)은 뭘 했죠? 북한 체제를 정당화해주고, 폭력배를 좋은 친구라고 칭하며, 그와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북한은 훨씬 더 강한 미사일을 갖게 됐고,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쉽게 미국의 영토에 닿을 수 있게 되었어요.]

바이든은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뒤, 북미정상회담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바텀업 방식을 더 선호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오바마 정부 때 대북 정책, '전략적 인내'가 부활할 거란 관측이 우세하고요. 다만, 한미동맹관계를 중시하기에 오바마 행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대북 기조에 발맞췄듯 이번에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미 대화 기조에 더 무게를 둘 수도 있는데요. 우리 정부의 중재자 역할에 따라선 클린턴 정부의 북·미 코뮤니케, 즉 평화 협정이 처음 언급됐던 시기로 돌아갈 수도 있단 관측입니다. 또 다른 변수는 시간인데요. 새로운 외교안보 라인을 편성하는 데 최소 6개월에서 1년은 보낼 수 있기에 북미 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틴 웰커/미국 NBC 앵커 (현지시간 지난달 22일) : 선결 조건 없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죠. 그 조건은 무엇인가요?]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달 22일) : 김 위원장이 북한의 핵 능력을 줄이는데 동의한다면, 만날 용의가 있습니다. 한반도를 비핵화 지대로 만들고자 한다면요.]

방위비 협상 문제도 직접 영향권에 듭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대폭 인상을 계속 요청해왔고, 양국 협상단이 잠정 합의한 13% 인상안도 거부했습니다. 재선에 성공하면 인상 압박은 더 커질 수 있고요. 주한미군 감축 카드를 다시 꺼낼 수도 있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무리한 증액을 요구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언론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서 '갈취'라는 표현도 썼는데요. "그보단 동맹을 강화하면서 한국과 함께 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해 12월 3일) : 우리는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엄청난 금액의 돈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이 더 많이 내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예산이 끝나기까지 한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한국은 '아니, 아니,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그들은 매우 뛰어난 사업가들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8월 20일) : 제가 대통령이 되면 동맹국과 함께 서서, 독재자에게 동조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걸 분명히 할 것입니다. 보다 안전하고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위해 공동의 목적으로 일하겠습니다.]

그다음은 경제 분야인데요. 사실 누가 됐든 경제 분야에 있어서 '미국 최우선주의'는 그대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 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나, 바이든 후보의 슬로건 Buy American '미국산을 구매하라'나 결국은 같은 의미인 거고요. 또 두 후보 모두 지금과 같은 대중 견제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서 미·중 무역갈등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세부적인 정책을 따져보면 한미 통상환경 변화에 차이가 있습니다. 트럼프가 재선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더욱 강화되고 전 세계 무역을 엮는 WTO 탈퇴를 압박하면서 체제를 더 흔들 겁니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보호무역주의 기조 다소 완화되고 WTO와의 관계 개선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또 관세 등을 앞세운 트럼프의 관리무역과 달리, 무역을 통한 시장확대 방식을 선호하기에 일단은 좀 숨통이 트인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다만,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맹과의 다자협정을 추구하는 입장이어서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일) : 조 바이든은 중국에서 수백만 달러의 돈을 챙기고, 여러분의 일자리를 그들에게 준 부패한 정치인입니다.]

[조 바이든/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 트럼프 행정부에선 중국으로의 농산물 수출이 오바마·바이든 두 번째 임기보다 40%나 감소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현재 실시간 개표 결과를 보면서 선거 판세 분석에 한창입니다. 특히 외교부는 지난 8월부터 미국 대선 TF를 구성했는데요.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거란 다수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당황했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겁니다. 각 후보 당선에 대비한 외교정책 시나리오도 미리 구상을 해뒀고,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나흘 뒤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만남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미 대선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자리에 들어가서 복 국장과 함께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냐 바이든이냐…우리 외교·경제에 미칠 영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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