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공기관은 전체 직원 중 3.4%를 장애인으로 뽑아야 합니다. 장애인들에게도 공평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죠. 그런데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가 매년 상당수 장애인을 5개월짜리 인턴으로 뽑아온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장애인 고용 숫자만 채우려는 '꼼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류정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코이카의 지난 4년간 장애인 고용현황입니다.
고용률이 4~5% 대로 법으로 돼 있는 장애인 고용 의무비율 3.4%를 매년 초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1년 중에 의무비율을 못 채우는 달이 많습니다.
코이카는 1년에 2번, 최대 5개월씩 '체험형 인턴'으로 상당수 장애인을 채용하면서 사실상 장애인 고용 숫자만 늘린 겁니다.
실제 코이카의 장애인 고용형태를 보면 비정규직이 3명 중 2명으로 더 많습니다.
공공기관 평가를 의식한 '꼼수'라는 지적입니다.
[변재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 : 공공기관 평가하는 데 있어서 장애인 의무고용률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거죠. 그걸 피해가려다 보니까 3개월짜리 채용, 4개월짜리 채용…말도 안 되는 일들이 발생하죠.]
체험형 인턴 채용으로 숫자만 늘리는 꼼수는 다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입니다.
SK '공공기관' 탭에 올라있는 채용공고 10개 중에 3~6개월짜리 일자리가 5개, 그중 2개는 체험형 인턴입니다.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실적만 높이는 법의 허점을 공공기관이 악용한다는 지적입니다.
[김영호/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 인턴 제도 사업에 장애인 고용을 편법으로 편입시키는 이 같은 꼼수는 더 이상 해서도 안 되고 (KOICA의) 본래 취지대로 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앞장서야…]
코이카 측은 "정규직 채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연중 인턴 채용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송민지, 배장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