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나이키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창신그룹'이 공정위로부터 38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국내 운동화 생산 2위 업체인데요. 해외 계열사를 동원해서 자녀들의 회사에 3백억 원 넘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승계 작업을 하다가 적발된 겁니다.
송지혜 기자입니다.
[기자]
창신INC는 나이키로부터 신발을 주문받아서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해외생산법인 세 곳은 2008년부터 서흥이라는 회사에 수수료를 내고 생산재 구매를 맡겼습니다.
서흥은 자본금 5천만 원으로 회장 자녀들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창신INC는 2013년 6월부터 3년간 해외법인들에 서흥에 주는 수수료를 7.2% 포인트 올려주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렇게 서흥에 300억 원 넘는 돈이 더 간 겁니다.
이 돈으로 서흥은 창신INC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고 2대 주주로 올라섰습니다.
내부 문건을 보면 두 회사는 합병도 검토했습니다.
그러면 창신INC 최대 주주가 정환일 회장에서 정 회장의 장남인 정동흔 씨로 바뀌게 됩니다.
경영권 승계의 토대가 마련되는 겁니다.
실제 합병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문제 됐던 재벌들의 경영권 승계 방식과 유사하다고 공정위는 봤습니다.
[정진욱/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 : 이번 건은 부당지원행위에 동원된 해외 계열사에 대해 최초로 과징금을 부과하여 엄중하게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공정위는 창신 INC 본사와 해외 계열사 등에 과징금 총 385억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