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 집중호우 때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100가구가 넘습니다. 두 달이 지난 지금 대부분 컨테이너로 만든 임시 조립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집과 가족을 잃은 이재민들은 이번 추석을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요?
정영재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무섭게 내린 비에 쓸리고, 떠내려간 자리 그날의 아픔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산사태로 집을 잃은 80살 정국희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머물던 이웃집 창고 생활을 정리합니다.
짐은 손수레로 여러 번 나릅니다.
컨테이너로 만든 조립식 주택이지만 제법 새집 느낌이 납니다.
두 달이 지났지만, 흔적은 그대로입니다.
산사태로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곳이기도 합니다.
[정국희/이재민 : 장례 치르고 오니까 도저히 뭐 할 용기도 없고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멍 하니 쳐다보고 밤에 잠도 안 오고 굶기도 많이 굶고.]
이번 추석도 혼자 보내야 합니다.
해외에 사는 자녀들도 코로나19 때문에 오지 못합니다.
[정국희/이재민 : 매년마다 애들하고 자식들하고 집 사람하고 같이 오손도손 지냈었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손길에 정씨는 힘을 내기로 했습니다.
[정국희/이재민 : 그래도 여러분이 이렇게 도와주고 그러는데 힘을 내가지고 살아봐야죠. 어떻게 하겠습니까.]
60년 동안 살던 집을 잃은 노인도 있습니다.
두 달째 마을회관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TV를 봐도 운동을 해도 내 집 같지 않습니다.
조립식 주택을 신청했지만 다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남일수/이재민 : 내가 자던 집하고 틀리지 마음 적으로도 식사도 남의 손 빌려서 아주머니가 밥을 하시면 먹으라면 먹고.]
비 피해로 집을 잃어 조립주택을 신청한 사람은 129가구, 3가구를 빼곤 모두 입주를 마쳤습니다.
이재민들은 1년 동안 이곳에서 무료로 지낼 수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