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부 사학들의 비리 논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부산 경성대에서는 학교 측과 구성원들이 총장 일가의 배임과 횡령 의혹 등을 두고 수년째 갈등을 빚어오고 있습니다. 한 교직원은 총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인적이 드문 산속 야구장으로 발령을 받기도 했는데요. 피해는 애꿎은 학생들이 다 보고 있습니다.
서준석 기자입니다.
[기자]
교수들과 학생, 교직원이 학교 측에 해임 철회를 주장합니다.
[나찬연/경성대 교수 : 우리는 학교법인 한성학원이 김미옥 교수에 대해서 내린 해임징계를 즉각 철회하고…]
경성대와 교수들이 갈등을 빚기 시작한 것은 송수건 총장이 부임한 2011년 이후입니다.
총장이 인사를 규정에 따르지 않았고 이사장은 배임과 횡령 등을 했다는 게 교수들의 주장입니다.
학교는 인사 조치로 대응했습니다.
도서관 사서였던 김동윤 씨는 2018년 산청에 있는 한 야구장으로 발령받았습니다.
학교 포털에서 총장을 비판한 뒤였습니다.
김씨는 그곳에서 홀로 잡초 관리 등을 하며 6개월을 버텼습니다.
[김동윤/경성대 교직원 : (당시 평생교육원장이) 저 운동장을 보면서 김 선생님 너 혼자서 풀 다 깎을 수 있겠나 이렇게 웃으면서 물었어요. 제가 그때를 잊을 수가 없어요, 사실은.]
복귀 후에도 우편물 배달 등을 지시했습니다.
학교 측은 이에 대해 "정당한 인사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성대는 김씨 이외에도 총장퇴진 운동에 참여한 교수 3명을 해임했습니다.
"재임용 기준에 미달하거나,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교육청이 3명 중 2명에 대해 해임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교수들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지도 교수를 잃은 학생들은 황당해합니다.
[대학원생 : 논문을 당장 써야 하는데 이렇게 학생들 생각을 하나도 안 하고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너무 억울하고 답답하고 참담합니다.]
총장 퇴진운동을 벌인 교수, 교직원 20여 명도 "명예훼손" 등 혐의로 60여 차례 고소당했습니다.
학교 측은 "이들은 익명 채팅방에서 특정 교수를 모욕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