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 광안리는 오늘(3일) 새벽에 말 그대로 암흑이 됐습니다. 정전이 된 건데 이렇게 전국에서 30만 가구의 전기가 끊겼습니다. 한때 원자력발전소까지 멈췄습니다.
고승혁 기자입니다.
[기자]
태풍이 지나간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은 흑백이 됐습니다.
텅 빈 도로에 야광 표지판만 빛납니다.
평소와 비교하면 아예 다른 세상입니다.
주택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냉장고는 멈췄고 창밖엔 빗줄기만 보입니다.
전남 여수에선 면사무소에 전기가 끊겨 직원이 급히 초를 켰습니다.
불 꺼진 복도엔 거센 바람 소리만 들립니다.
제주에선 강풍에 고압 전선과 건물 구조물이 불꽃을 내뿜었습니다.
[황다혜/대전 유성구 : 바람 엄청 셌어요. 불빛만 계속 번쩍번쩍 이런 식으로… 불이 꺼지고 짧게 정전이 몇 번 왔었어요.]
포항과 부산에서는 취재진이 묵는 숙소마저 전기가 끊겼습니다.
태풍 '마이삭'으로 전국 30만 가구의 불이 꺼졌는데, 부산과 울산만 11만 가구였습니다.
[신수한/한국전력 배전운영처 차장 : 나무가 넘어지면서 전선을 친다든지, 간판이라든지 비닐 같은 것들이 날아다니잖아요? 전력설비와 접촉하면 전선이 끊어지면서 정전이…]
고리 원자력발전소 4기도 가동을 멈췄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 태풍으로 문제가 생기다 보니 저희가 만든 전력이 외부로 못 나가니까 발전소가 정지됐다…]
정전을 막으려면 전깃줄을 땅에 묻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합니다.
다음 주에 만날 10호 태풍 '하이선'에도 주민들은 긴장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전남 여수 삼산면사무소·시청자 황다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