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폭우로 축사에 물이 들어차니까 살기 위해서 지붕위로 올라갔던 소들, 물이 빠지면서 내려올 방법이 없어서 그 위에서 거의 탈진 상태였는데요. 소들을 다시 땅으로 내리는 게 쉬운 과정이 아니었습니다. 마취총도 등장을 했습니다. 이렇게 고생한 소들이 회복되는 것 역시 쉽지 않다고 합니다.
고승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양철 지붕 위에 소들이 모여있습니다.
무게를 못 이기고 망가진 지붕에 끼여 빗물을 핥아 먹습니다.
처음 겪는 상황에 소 주인은 애가 탑니다.
[백남숙/전남 구례군 : 눈물이 나올 지경이에요. 진짜 애들이 밥도 못 먹고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소방대원이 입으로 마취총을 쏩니다.
진정제를 맞더니, 버둥거리던 소가 잠잠해집니다.
구조대가 지붕 위로 올라가 축 늘어진 소를 굵은 줄로 묶습니다.
[양달승/광양소방서 : 소를 안정시키는 게 첫 번째 목적이고, 두 번째는 기중기를 이용해 안전하게 지상으로 내리는 작업이 어려운… ]
기중기로 마취된 소를 구조하면,
[조금만 더! 앞에 조금 더 들어요!]
수의사가 건강 상태부터 살펴봅니다.
[정기영/수의사 : 물에 침수가 된 상태에서 헤엄쳐서 올라간 상태라 호흡기 증상이 다 있고 열이 전부 다 열성 질환이 있는 편이에요.]
지붕이 무너져 방에 떨어진 소도 구조했고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소도 구했습니다.
지붕이 망가지면서 수해 잔해물에 떨어진 소들은 안타깝게도 죽음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전용주/전남 구례 양정마을 이장 : 지금 정상적인 소가 안 돼요. 상처도 너무 많고.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이도 못 먹어서…]
이번 폭우로 마을에서 키우던 1500여 마리의 소 중 약 400마리가 폐사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습니다.
[김희철/전남 구례군 : 지금 뭐 이거 뭐…뭐라고 할까. 아비규환이지 뭐.]
정부는 구례, 곡성, 담양, 나주 등 피해가 컸던 호남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 중입니다.
(화면제공 : 전남 구례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