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소된 4명 가운데 김모 선수는 폭행 사실을 오늘(9일) 인정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 김모 선수한테 시달린 끝에 철인의 꿈을 접었다는 또다른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저희 JTBC는 더이상 폭력에 시달려 꿈을 접는 체육인이 나오지 않길 바라면서 소년체전 7관왕이었던 한 선수의 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힘들었지만, 즐거웠습니다.
400m를 헤엄치고, 10㎞는 자전거로 달린 뒤 2.5㎞를 더 뛰어야 끝나는 레이스.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피해 선수 :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너무 좋아하니까…]
여덟 살부터 시작한 철인 3종,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유스올림픽 선발 훈련 다섯 달이 철인의 꿈을 포기하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
한 선배로부터 매일 같이 이유 없는 욕설과 폭언에 시달렸습니다.
[피해 선수 : 시합 당일 날에도 네가 무슨 대한민국에서 일등이냐 나가 죽어라]
결국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성적은 계속 추락했습니다.
이후 다른 시합에서 마주칠 때마다 분노와 두려움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피해 선수 : 공황장애가 왔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막 정신없이 막 우웅거리고 누가 막 나 쳐다보는 그런 식으로…]
이번에도 여러 선수들이 그를 가해자로 지목했지만, 국회와 스포츠공정위에선 다른 얘기가 들렸습니다.
[김모 선수 (지난 6일) : 사죄할 것도 그런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공정위 관계자 : (김모 선수가) 자기는 태어나서 욕설 한 번 한 적 없고…]
김모 선수는 뒤늦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나도 맞았다. 선배의 잘못을 들출 수 없었다"는 해명에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려는 거라며 피해 선수는 분통을 터트립니다.
김모 선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