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워서 총선 참패를 수습하려던 미래통합당이 다시 미로에 빠졌습니다. 어제(28일) 당선인 총회와 총회와 당 의결기구인 전국위원회 등을 잇따라 열었는데 제대로 출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긴박했던 어제의 상황, 강희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긴 하루의 시작은 오전 당선인 총회였습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 의결을 앞두고 '당선인 패싱' 논란이 나오자, 당 지도부가 급조한 일정입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총회에선 예상대로 찬반이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장제원/미래통합당 의원 :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찬반이) 비슷비슷한데요, 비슷비슷한데요.]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일정은 상임전국위원회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정족수가 문제가 됐습니다.
23명 숫자를 채우지 못해 회의가 시작조차 못 한 겁니다.
[정우택/미래통합당 의원 : 지금 과반수 미달로 성원이 안 되고 있습니다. 개최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걸 두고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하는 일부 중진이 불참을 유도했단 얘기도 나왔습니다.
실제 상임위에 참석한 한 인사는 JTBC에 "참석하라는 쪽과 참석하지 말라는 쪽 모두에게서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상임전국위가 안 열리면서 김종인 위원장이 조건으로 내걸었던 임기제한을 푸는 안건도 처리가 안 된다는 것, 이 때문에 상황이 꼬였습니다.
30분 뒤에 열린 전국위에선 '김종인 비대위안' 의결에 들어갔고 참석자 323명 중 177명이 동의해 가결이 선언됐습니다.
비공개 토론에서 반대 주장이 줄을 이었고, 일부 반대파들은 회의장 바깥에서 시위를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하라, 개최하라.]
그래도 기립투표는 진행됐고, 통과를 시키는 데까진 간 것입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가 바로 출범하게 된 건 아닙니다.
공개적인 반발이 잦아들지 않고 있고,
[조경태/미래통합당 최고위원 :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앞으로 계속해서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단 생각입니다.]
뭣보다도 김종인 위원장 측이 취임을 거부하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결국 통합당은 긴 하루를 보내며 우여곡절 끝에 비대위 전환안을 가결하긴 했지만, 당 수습의 출구는 어제도 찾지 못한 모습입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