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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폐수 방류' 논란…SK하이닉스 '수정안' 보니

입력 2020-02-06 21:37 수정 2020-02-06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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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에 120조 원을 들여서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나올 폐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가 논란입니다. SK 측이 하루에 많게는 30만 톤 넘게 나올 공장 폐수를 용인이 아닌 안성으로 보내기로 한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SK는 폐수 방류 계획을 전면 수정한 것으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용인시 원삼면 일대입니다.

130만 평 부지에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당초 SK는 공장 폐수를 6km 떨어진 안성 고삼저수지로 방류한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공장에서 나올 폐수만 2025년부터 하루 7만 톤 이상, 최대 33만 톤에 달할 예정입니다.

고삼저수지는 안성과 평택 인근 900만 평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인근 농가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이철주/고삼 친환경 학교급식 출하회장 : 폐수가 들어오면 결국 토양이 죽는 거예요. 토양이 그러면 친환경(농법)도 못할뿐더러, 안성 농산물들이 과연 제대로 팔리겠나.]

20도가 넘는 폐수가 들어오면 수질과 생태계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유성재/고삼 새마을 어업계 회장 : 물의 온도가 바뀌면 수생하는 동물들도 생태계도 바뀌지만, 수생식물들도 바뀌게 될 거예요. 그러면 혼란이 오게 되겠죠.]

지난달 21일 SK가 개최한 주민설명회도 안성 주민들의 항의로 중단됐습니다.

[안성 주민 : 다들 가. 이거 다 필요 없는 자리야, 이거.]

논란이 커지자 최근 SK는 폐수 방류 계획을 재검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폐수를 고삼저수지 하류로 우회해 보내겠다는 겁니다.

SK는 취재진에게 "10km에 달하는 방류관을 만들어 저수지 하류로 폐수를 보내겠다"며 "수질 기준도 더 엄격히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안성 주민들은 "저수지 하류 농지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 20도 넘는 반도체 폐수…하천은 '열대어 수족관'

[앵커]

농민들이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공장에서 나올 폐수가 20도가 넘는 따뜻한 물이라는 점입니다. 실제 경기도 이천에 있는 SK 반도체 공장 인근 하천은 열대어 구피가 살고 있어서 일명 구피천으로도 불립니다. 저희 취재진이 확인을 해보니까요, 또 다른 열대어도 서식하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전영희 기자입니다.

[기자]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의 폐수 최종 방류구입니다.

따뜻한 폐수가 나오고 있어서 이렇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습니다.

방류구 인근 하천 수온은 25도를 가리킵니다.

일반 하천 수온에 비해 20도 이상 높습니다.

충남대 연구진은 지난달 22일 죽당천을 조사했습니다.

방류구 인근에서 구피가 600마리 가까이 발견됐습니다.

또 다른 열대어종 시클리드도 나왔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결과, 방류구에서 1.5km 떨어진 지점에선 또 다른 열대어종 스워드테일도 있었습니다.

이곳 수온도 23도였습니다.

수온이 더 높아지는 여름엔 열대어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정도입니다.

통으로 물을 건져 올리기만 해도 열대어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조사에서 열대어로 인한 직접적인 악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안광국/충남대 생물과학과 교수 : 외래종이 주변에 있는 먹이를 한꺼번에 섭취하고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들은 상대적으로 먹이원이 감소한다]

(인턴기자 : 김승희)
(영상취재 : 유재근·김동진 / 영상디자인 : 신재훈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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