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에서 수사권 조정안이 통과된 후, 검찰과 경찰의 분위기는 엇갈렸습니다. 공식적으론 둘 다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권 업무를 했던 검사는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혔습니다. 같은 업무를 한 경찰은 "더 이상 검찰의 심부름꾼이 아니"라고 언론에 말했습니다.
박병현 기자입니다.
[기자]
겉으로는 검찰과 경찰의 반응은 같았습니다.
검찰은 어제(13일) 오후 8시쯤, 검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검찰총장이 "수사권 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고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여러 번 밝힌 만큼 그 뜻에 따르겠다고 한 겁니다.
경찰도 "국회의 입법적 결단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엇갈렸습니다.
오늘 오전, 검찰 내부망엔 글이 올라왔습니다.
법무연수원 교수로 근무 중인 김웅 부장검사가 사의를 밝힌 겁니다.
김 부장검사는 "국민에게 검찰 개혁이라고 속인 뒤 도착한 곳은 경찰공화국"이라며 경찰 권력도 개혁하겠다며 약속한 것들을 지키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경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경찰 개혁위에서 권고했던 정보 경찰 폐지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겁니다.
김 교수는 2018년 대검 미래기획, 형사정책단장으로 수사권 조정 업무를 담당하며 정부안을 반대해 왔습니다.
경찰은 66년 만에 수사 주체가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형세/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장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이제 지휘권이 폐지되면 경찰이 보조자, 심부름꾼에서 수사의 주체가 되는 것이죠.]
참여연대는 "경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정보 경찰을 없애는 경찰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