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지하철 역사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승객을 한 역무원이 자동 심장 충격기로 살려낸 일이 있었습니다. 이 장비는 전국에 4만 대가 넘게 설치돼 있고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검색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정부는 홍보합니다. 하지만, 현장을 취재해 보니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 있는 용산역 승강장입니다.
이 장비 1대만 200만 원 정도라고 하는데요.
그런데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엔 이 장비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이처럼 얼마나 많은 장비가 누락돼 있는지 직접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이쪽에도 장비가 있네요.
이처럼 위급상황에도 위치가 나와 있지 않은 장비들이 곳곳에 많습니다.
용산역 전체에만 딱 2개가 등록돼 있고 7대는 위치가 빠져있습니다.
아예 검색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일부 관공서나 보건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청 보건소 관계자 : 이번에 전산화되면서 4월 정도에 정비되는 과정에서 연동시키면서 거기서 꼬였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저희가 미리 확인 못 해본 잘못도 있고요.]
전국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는 모두 4만여 대.
지난 5년간 예산은 126억여 원이 쓰였습니다.
매월 점검을 통해 작동 여부와 위치를 등록할 의무가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겁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점검률이 절반 이하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부의 설명을 들어봤습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 설치 의무가 없는 기관은 등록을 의무화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걸 안 한다고 처벌할 수는 없고요. 다 등록을 하라고 말씀드리는데도 누락 되는 경우가…]
하지만 의무기관인 서울역과 용산역 등도 빠진 곳들이 있습니다.
[이상철/서울소방재난본부 보라매안전체험관 : 심폐소생술도 중요하지만 자동심장충격기를 빨리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대한 빠르면 좋은 거예요. 심정지 골든타임은 4~5분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모든 설치기관에 대해 점검을 다시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오은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