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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A/S 기약없는 렌탈 서비스…몇 달째 '파업' 탓만

입력 2019-12-18 21:47 수정 2019-12-18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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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수기나 공기 청정기, 비데 같은 제품은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업체에 다달이 돈을 내고 빌려서 쓰는 사람들이 있지요. 그런데, 한 대형 업체가 몇 달째 수리나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아서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오산에 살고 있는 이미숙 씨는 1년 반 전부터 정수기를 렌탈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장만 3차례 났고, 아예 지난달부터는 사용을 못 하고 있습니다.

얼음 기능이 있는 정수기인데요.

얼음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얼음이 나오질 않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냉수 같은 경우에도 게이지가 꽉 차지 않아서 시원한 물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얼음 정수기를 쓰면서 얼음이 나오지 않으니까 이렇게 직접 얼음을 얼려 먹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망치로 두들기는 것 같은 소음까지 생겨났습니다.

수리를 요청했지만,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수리 기사들이 파업을 해서 A/S가 불가능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이미숙/경기 오산시 : 고객 상담 너무 힘들어요. 언제 온다고 문자만 보내놓고, 오는 줄 알고 기다리면 안 와요. 또 문자 와서 자기네 마음대로 어느 날짜에 온다고 하고 또 안 와요.]

충북 제천, 엄모 씨의 정수기는 온수 기능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따뜻한 물이 아닌가 보죠? (네.) 마셔도 되는 건가요? (네.) 그러네요? 이거 그냥 정수 물이네요.]

수리도 안 되고 돈만 나가니 해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위약금이 발생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엄모 씨/충북 제천시 : 약관상 계약 해지 부분에서 회사가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 가능하다는 조항도 있기 때문에…]

엄씨는 회사 측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소비자원에 피해를 구제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엄모 씨/충북 제천시 : 파업으로 생기는 A/S 공백을 대체인력 투입이나 다른 방안으로 적극 해줘야지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몇 달째 방치하는 데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너무 화가 나서…]

같은 업체의 비데.

앉아서 세정 버튼을 눌러도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앉았죠? 안 되죠? (원래 다 지금 젖으셔야 하는 건데?) 지금 아무것도 안 되고 있어요. 건조는, 아 건조는 되네요.]

경기도 양평의 유병수 씨, 3개월 전 고장난 비데를 아직까지 수리받지 못해 지금은 포기한 상태입니다. 

[유병수/경기 양평군 : 제가 한 시간 동안 전화를 해서 연결이 된 적이 한 번 있었어요.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이 가관이었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서비스센터가 파업 중이다.']

온라인에는 코웨이를 성토하는 글이 넘쳐납니다.

코웨이 제품을 설치하고 수리하는 기사 1400여 명은 현재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설치와 A/S기사들의 천막 농성장입니다.

오늘이 50일 차에 해당한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이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해약이 되거나 제품을 반환한 건수가 무려 13만 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지난 6월, 법원은 퇴직한 수리 기사 130여 명에 대해 코웨이 측이 퇴직금과 미지급 수당의 원금과 이자로 100억여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코웨이엔 노조가 없어 지난 30여 년간 파업 한번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판결을 계기로 수리 기사들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개인사업자로 위탁 계약을 하지 말고 직접 고용을 해달라는 것과, 밀린 수당을 지급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코웨이가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 넷마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일이 더 꼬였습니다. 

[이흥수/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 수석부위원장 : 코웨이에서는 매각을 핑계로 넷마블이 있는데 노동조합과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코웨이 측은 매각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했지만,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수리나 정기 점검 서비스도 받지 못하는데, 요금이 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고객에게 돌려주겠다고도 했습니다.

정규직이 아닌 수리 기사들의 파업과 사측의 대립, 엉뚱하게도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기다려라, 노조 파업 때문이다라는 말만 반복하기보다는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인턴기자 :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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