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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해설] 국가대표 감독이 본 '이세돌 vs 한돌' 대국

입력 2019-12-18 21:16 수정 2019-12-18 23:09

"이세돌 78번째 수, 포위망 정면돌파…인공지능도 예측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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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78번째 수, 포위망 정면돌파…인공지능도 예측 못 해"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지금부터는 JTBC가 아니라 바둑TV로 잠시 좀 변신을 해서 오늘(18일) 있었던 기보를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이신 목진석 9단과 함께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안녕하세요.]

[앵커]

반갑습니다. 우선 기보 설명하기 전에 의외입니까, 오늘 이세돌 9단의 승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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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아무래도 좀 의외인 것 같고요. 대국 내용도 그렇지만 사실 많은 분들께서 오늘 1국은 이세돌 9단이 좀 불리하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많이 하셨었는데 이세돌 9단이 승리를 거둔 것도 그렇지만 대국 내용에서 한돌이 실수가 나오기도 했고.]

[앵커]

그런가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상당히 빨리 대국이 종료가 됐습니다.]

[앵커]

이세돌 9단이 지난주 목요일에 이 자리에 바로 나와서 인터뷰를 하고 들어가셨는데 그때 인터뷰 끝나고 저한테 뭐라고 했냐면 이 대국이 지금 너무 긴장이 된다. 또 지면 안 되는데. 본인이 굉장히 예민해져 있더라고요. 그런데 오늘 약간 좀 허탈해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좀 너무 일찍 끝나버린 것 같습니다.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대국 내용에서 아무래도 한돌에게서 치명적인 실수가 나오면서 싱겁게 끝이 났습니다.]

[앵커]

그걸 좀 보도록 할까요, 그러면? 문제의 78수, 78번째 수. 그게 어떤 것이었습니까?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지금 이제 바둑이 74수까지 진행이 됐고요. 바둑은 영토를 많이 차지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앵커]

원래 이세돌 9단은 여기, 여기에 2점을 먼저 깔고 시작했었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그렇습니다. 지금 흑이 이쪽에 영토를 먼저 차지했고 한돌이 여기를 두면서 우측에 있는 이 흑을 공격하자고 나섰습니다. 굉장히 강수이고요. 흑이 백 진영 안에 갇혔기 때문에 여기를 뚫고 나가지 못하고 여기 이 안에서 잡혀버린다면 사실 이 바둑은 이세돌 9단이 상당히 힘들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앵커]

잠시 걷어내주시겠습니까, 조금 아까 두신 것을. 그전까지의 상황을 보면 여기 흑이 상당히 세가 좋습니다, 그렇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네.]

[앵커]

그리고 백은 이쪽에 별로 세가 없고 만일 여기를 잡았으면 이쪽에 거의 대마 직전인데 그걸 잡았으면 백의 세력이 이렇게 넓어지면서 사석만이 나오고 다른 데서도 또 큰 세력을 도모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잖아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그렇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게 굉장히 중요한 상황이었다는 얘기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중반에 가장 중요한 전투이고 만약에 흑이 이 포위망을 뚫고 나오지 못하고 여기서 잡혀버리면 다 전부 백의 영토로 바뀌기 때문에요.]

[앵커]

그렇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이 장면이 이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처이고요. 여기서 이제 이세돌 9단의 78번째 수가 나오는데.]

[앵커]

바로 이 수였군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네. 이 수의 의미는 이 안에서 살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포위망을 정면으로 뚫고 나가자는 뜻입니다. 그래서.]

[앵커]

그러면서 이 백 석 점으로 돼 있는 것을 잡고 그야말로 망망대해로 다 나오는 상황이었네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네, 그렇습니다. 여기서 이제 한돌의 응수가 조금 의아한 응수가 나오는데요. 여기서 이렇게 두었으면 조금 불리한 흐름은 계속됐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장기전으로 이끌고 갈 수가 있었습니다. 실전에 한돌이 이렇게 밀었고 이런 진행이 되니까, 여기까지 진행이 되니까 이 석 점, 흑을 포위하고 있던 백의 군사들 가운데서도 가장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 석 점이 오히려 잡혀버리면서 흑이 상대의 대장을 잡고 포위망을 탈출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되면서 주변에 있는 백의 군사들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 된 거죠.]

[앵커]

그러게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이러면서 승부는 바로 몇 수 더 진행이 됐지만 바로 여기서 이 장면에서 승부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그만큼 이 흑의 78번째 수는 다른 인공지능도 또 한돌을 포함해서 다른 인공지능도 예상하지 못한 아주 좋은 수였습니다.]

[앵커]

그런가요? 그런데 일부에서는. 다시 좀 걷어내주시겠습니까? 78번째 수를 두기 직전까지. 죄송합니다. 여기다 뒀잖아요. 그렇죠? 이게 78번째 수인데 좀 건방진 말씀을 들리실지는 모르겠으나 저라도 여기에 놓을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뭐 생각은 할 수 있습니다. 이 수는 프로기사라면 생각할 수 있고 하지만 이 수를 두기 위해서 정말 깊은 수읽기가 뒷받침이 되어야 하고 실제로 이세돌 9단이 여기를 두기 전에 상당히 오랜 시간을 장고를 한 끝에 두었고 이 뒤에 변화를 다 읽고 나서만이 이 수를 둘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쪽 흑이 다 잡히고 위험에 빠질 수가 있기 때문에 이 수를 두기 위해서는 깊은 수읽기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만큼 좋은 수였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될까요, 오늘 상황을? 이세돌 9단이 그만큼 뛰어났던 것일까요? 물론 그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의 AI가 알파고만 못했네? 이런 생각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78번째 수가 나오기 전까지 백의, 즉 AI의 실력은 어땠습니까?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이 장면에서 실수가 나오기 전까지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평가가 되고요. 실제로도 처음에 2점을 놓고 출발을 할 때 흑의 승률이 약 93% 이 정도로 출발을 했는데 이 장면 전까지는 한 78~9%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한돌이 추격을 했고요. 이후로 장기전이 됐으면 더 추격하고 추월을 할 수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겠죠. 여기서 실수가 나오면서 좀 허무하게 끝이 났습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사실 한돌이 알파고보다 더 뛰어나다고 얘기를 해 왔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이세돌 9단도 그만큼 긴장을 했을 텐데. 첫 판은 아무튼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제 다음 대국이 언제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내일 바로.]

[앵커]

바로 내일이군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그렇습니다.]

[앵커]

내일은 호선, 그러니까 깔고 두지 않는다면서요, 쉽게 얘기하면.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이세돌 9단이 흑을 잡고 바로 7집 반을 한돌에게 주고요. 한 수씩 교대로 두는 호선.]

[앵커]

7집 반을 덤으로 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바둑 초보자들도 보고 계시니까 어떻게 설명을 해야 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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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이제 흑이 먼저 착점을 하게 되면 그만큼 주도권을 잡고 유리하게 판을 이끌어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상응하는 핸디킵을 백에게 주는 건데요. 7집 반을 흑이 주게 되면 흑이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8집 이상을, 8집을 이겨야.]

[앵커]

그래야 되는 거죠?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이길 수가 있습니다.]

[앵커]

굉장히 억울해하더군요, 이세돌 9단이. 막판에 알게 됐다면서. 그런데 이게 나중에 룰을 보니까 내일은 이제 그렇게 호선해서 하고 내일 누군가 이기면 진 사람이 그러니까 AI가 되든 이세돌 구단이 되든 그다음 날에는 또 2점을 먼저 깐다면서요?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내일은 호선으로 대국을 하고요. 만약에 내일 이세돌 9단이 이기면 오히려 한돌이 오늘 이세돌 9단이 2점을 깔고 대국하는 것처럼 2점에 덤 7집 반을 주게 되고요.]

[앵커]

그렇군요. 어찌 보면 공평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설명 잘 들었습니다. 이상 진행에는 18급 손석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목진석/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 감사합니다.]

(화면제공 : K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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