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모래사장에 발을 파묻고 셔틀콕을 받아내고 허리에 끈을 매단 채 라켓을 휘두릅니다. 배드민턴 안세영 선수가 시상식 맨 위에 설 수 있었던 비결을 찾다 보니까 이런 이색 훈련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백수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운동화도 신지 않고, 맨발로 씨름판 같은 모래 위를 바쁘게 오갑니다.
[다리가 되게 무거워지고요…힘들어서 조금 짜증 나기도 하고.]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데 날아오는 셔틀콕을 놓치지 않고 받아냅니다.
5분만 해도 비명이 절로 나옵니다.
진짜 경기에서 날렵하게 코트를 오가며 셔틀콕을 어떻게든 받아낼 수 있었던 건 이런 훈련 덕분입니다.
두 선수가 허리를 동여매고 몸을 서로 연결합니다.
앞에 선 선수는 네트 앞에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셔틀콕에 팔다리를 쭉쭉 뻗어 달려들고, 뒤에선 몸이 끌려가지 않도록 버팁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어도 이런 훈련 하나하나가 모여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을 만듭니다.
바닥에 몸을 던지며 받기 어려운 셔틀콕을 모조리 받아치는 안세영의 배드민턴.
끈질긴 수비는 손에서 나온 게 아니라 부지런한 발이 만들어냈습니다.
안세영은 고등학교 2학년, 아직 열일곱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대표팀 : 저는 천재는 아니고…]
올해 놀랍게 성장한 비결을 물었더니 파이팅이란 구호를 조금 더 크게 하고, 한 발 더 내디뎠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안세영/배드민턴 대표팀 : 애들도 막 '언제 놀 거냐' 이렇게 물어보는데…언젠가 친구들이 저를 부러워하지 않을까요?]
(영상그래픽 : 김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