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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검찰 "특수부 3곳 빼고 폐지"

입력 2019-10-01 18:23 수정 2019-10-01 21:3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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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 검찰이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등 3곳에만 특수부를 만드는 과감한 개혁안이 담겼는데요. 앞으로 국민과 검찰 내부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오늘(1일) 신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속보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법무부 업무 보고 (어제) :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합니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주길 바랍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조국 법무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검찰에게 쓴소리를 했습니다. "모든 공권력은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하고 특히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라고 했죠.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린 서초동 촛불집회에서의 목소리를 빠를 시일 내에 구체화하라는 지시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지시한다' 라는 표현이죠. 보통 문 대통령은 '~하길 바란다', '당부한다' 등 우회적 어투를 주로 사용하는데요. 이번에는 "검찰총장에게 지시한다"는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표현을 썼습니다. 대통령과 검찰은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국민에게 선출된 대통령을 검찰이 따라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나흘전에도 검찰에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 (지난달 27일) :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검찰은 성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발언이 나온 시점도 살펴봐야겠죠. '절제된 검찰권' 발언은 조 장관이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다음 날 나왔습니다. 당시 조 장관이 자택을 압수수색한 검사와 통화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수사개입' 논란이 불거진 직후였죠. 그리고 "검찰총장에 지시" 발언 지난 주말, 검찰의 안방인 서초동에서 '검찰개혁'과 '조국수호'를 외치는 촛불집회가 열린 후, 월요일 첫 번째 공개 일정에서 나왔습니다. 조 장관에 힘을 실어주면서 검찰개혁을 통해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뜻입니다.

조 장관도 박자를 맞췄습니다. 제2기 법무 검찰개혁위가 출범했죠. '개혁의 도구'를 자처하면서, '누구도 되돌릴 수 없는 개혁을 하겠다' 강조했습니다.

[조국/법무부 장관 (어제) : 개인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악조건 속에서 매일매일 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저 조국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딛고 검찰개혁이 완수될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방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마련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민주당은 "검찰이 대통령의 지시에 즉각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회의실 벽면엔 이렇게 '국민의 명령 검찰개혁'으로 바꿨고요. 내일 시작될 국감도 '검찰개혁 국감이 될 것'이라 공언하고 있습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부적절한 검은 내통을 자행했던 정치검사가 있다면, 이것부터 색출해서 책임을 묻는 것이 개혁의 첫걸음이 될 거"라 주장했습니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검찰은 대통령의 지시를 즉각 이행해야 합니다. 검찰은 검찰개혁에 대해 남 얘기하듯 해서는 안 됩니다. 대검이 어제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찬찬히 검토하겠다'고 대답한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이제 윤석열 총장이 직접 대답해야 합니다. 검찰 스스로 개혁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습니다.]

반면 보수야당은 청와대와 여당이 '검찰 죽이기'에 나섰다고 반발했습니다. 겉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 실은 조 장관과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축소하기 위해 윤석열 총장에 '찍어내기 식' 압박을 가하고 있단 주장입니다. "문 대통령의 조국 비호가 박근혜의 우병우 비호와 뭐가 다르냐"하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지금 검찰개혁을 가장 방해하고 좌절시키는 주체는 바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집권세력입니다. '토사구팽'이란 말이 있습니다. 적폐 수사 끝에 지금 자신들을 불편하게 하는 검찰을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제 윤석열 총장 경질 요구는 공공연하게 나옵니다.]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문재인 정권… 어떻게 대통령까지 나서서 노골적으로 검찰을 겁박하는 정권 말기적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비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우병우 비호와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검찰수사와 검찰개혁 이 두 가지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일 수 있는데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몇가지 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난달 2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입니다. 고위공직자의 직계가족이 위법을 저질렀을 때, 공직자가 사퇴해야한다는 의견이 57.8%, 본인이 위반하지 않으면 사퇴하지 말아야 한다가 37.5%로 '사퇴' 쪽 의견이 약 20%p 넘게 많습니다.

그리고 30일 나온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인데요. 검찰개혁 시급하다는 데 공감하는 의견은 61%, 공감하지 않는 의견은 36.1% 공감이 약 25%p 가까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달 29일 나온 조 장관 가족 수사 관련 KBS 한국리서치 조사 결과입니다. 지나치지 않다가 49%, 지나치다가 41%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 가지를 종합해보면, 검찰개혁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조 장관 관련 수사 및 거취는 별개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고 볼 수 있겠죠.

맥락은 좀 다르지만, 오늘 나온 여론조사도 소개할까 합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했는데요. 조국 법무부 장관은 13%를 차지하며, 이낙연 국무총리,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대선과 관련해 리얼미터 조사에서 조 장관이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근 여의도 정치는 말 그대로 '실종' 상태입니다. 민주당은 "검찰의 정경심 교수 기소가 현실화되면, 서초동에 지난주 2배가 넘는 촛불이 모일거라"고 말했죠. 반면 한국당은 "오는 3일 개천절에, 광화문 도심 일대에 150만이 모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내일부터는 또 국정감사가 시작되는데요. 민생 대신 정쟁, 또 진영 대결만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리고 오후 4시 가까워 들어온 속보입니다. 문 대통령, '검찰총장이 직접 개혁안 마련하라' 지시내린지 하루 만에 윤석열 총장 답 내놨습니다. 대검이 자체 개혁안 내왔는데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제외하고 특수부 전면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및 형사부-공판부 투입, 검사장 전용차량 이용 중단 등의 조치가 담겨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들어가서 더 전해드립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 답한 윤석열…"특수부 3곳 빼고 폐지, 파견검사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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