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월이면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이 됩니다. 부마항쟁은 광주민주화운동에 앞서 유신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계기를 만든 민주화의 도화선이었습니다. JTBC가 이 부마항쟁에 대한 기밀문서 여러 건을 입수했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이들 문서 속에서 낯익은 한 사람의 행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전두환 씨입니다. 전씨가 부마항쟁 진압에 관여했고, '사실상 지시'까지 내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정황을 다른 곳도 아닌 당시 '전두환의 보안사'가 만든 문서로 확인했습니다.
김태영 기자입니다.
[기자]
1979년 10월 18일 보안사가 작성한 '부산지역 방문 결과'란 문건의 내용입니다.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씨의 부산 방문을 기록해둔 것입니다.
진압부대를 찾아 조언을 하고 격려금도 전달했다고 돼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지휘조언'이라는 항목입니다.
당시 소장이었던 전씨가 상급자이자, 진압부대를 이끌던 계엄사령관을 상대로 '조언'이라는 명목 아래 사실상 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차성환/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 : 당시 보안사령관의 위세를 상상해보면 단순한 조언으로 그칠 그런 무게가 아니죠. 그보다 훨씬 더 무게감이 큰 거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공수부대나 행정병력의 배치부터 진압장비 사용 방법, 그리고 합동조사본부 운영에 이르기까지 단순 조언으로 보기 힘든 항목들이 이어집니다.
[김희송/교수 (전남대 5·18 연구소) : 세부적인 시위진압의 방법들까지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계엄에 대한 지휘 업무까지 같이 하고 있지 않았을까…]
전씨 측은 부인합니다.
계급이나 보직으로 볼 때 전씨가 지휘권을 가질 수 없는 구조였다는 것입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에 대해 책임을 회피할 때 쓴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하지만 부마항쟁 때 지휘권 없이도 사실상 지시로 볼 수 있는 발언을 한 정황이 나온 만큼 광주 재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화면제공 :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영상디자인 : 이재욱·오은솔 / 영상그래픽 : 김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