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북유럽 최대 도서전이 열리고 있는데요. 여기서 '광주 민주화 운동'과 '세월호 참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은 한강 작가가 여기 초대받아 유럽 독자들을 만난 것입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스웨덴 사람들이 빼곡히 채운 강연장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한강/소설가 : 아주 고립된 상태에서 그 도시에서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믿지 않았거든요.]
사회와 역사가 남긴 '트라우마'를 말하는 자리에서 한강 작가는 20세기 한국을 할퀸 가장 큰 상처 가운데 하나로 5.18 을 꼽았습니다.
[한강/소설가 : (20세기는) 전 세계에 많은 상처를 남긴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전쟁부터 시작해서 '소년이 온다'의 근원이 됐던 80년 광주 5월도 있었고요.]
이번 도서전을 위해 쓴 에세이에서도 광주를 이야기한 그는, "광주는 더 이상 도시 이름이 아니라 인간의 폭력과 존엄이 함께 하는 모든 곳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고 이야기 합니다.
2차 대전으로 붕괴됐다 다시 살아난 도시 바르샤바와 달리 한국 사회는 상처에 대해 애도조차 마음 놓고 하지 못한다고도 했습니다.
[한강/소설가 : 2014년 봄에 비극적 사건이 한국에 있었는데 그때 뭔가 애도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2016년 맨부커상 수상 이후 스웨덴에서도 한강 작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 등 총 3권이 최근 3년 사이 소개됐습니다.
세미나에 이어, 올해 번역된 소설 '흰'을 주제로 열린 낭독회도 400명 가까운 독자가 모이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화면제공 : 대한출판문화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