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서 어제(23일) 수백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습니다. 군과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서 큰 충돌이 빚어졌고 최소 2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요 사태는 이 지역 고등학교 교사가 원주민 학생들을 '원숭이'라고 불렀다는 소문에서 시작됐습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인도네시아령 파푸아에서 소요 사태가 발생한 건 현지 시간 23일 오전입니다.
수백 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관공서와 상점, 길가에 서 있는 자동차 등에 불을 질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0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파푸아 지역 군 대변인은 "사망자 대부분이 불에 타 숨졌다"면서 "많은 사람이 불타는 상점에 갇혀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한때 공항이 폐쇄돼 스무 편이 넘는 항공편이 결항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파푸아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최근 원주민 학생들을 원숭이라고 불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파푸아 경찰서 측은 "교사가 인종 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파푸아는 50년 전 주민투표로 인도네시아 영토에 편입됐으나 현재까지 분리주의 운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경찰이 파푸아 출신 대학생 수십 명을 체포하면서 이들을 원숭이라고 부르는 영상이 유포돼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습니다.
당시에도 주민 수천 명이 의회 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