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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 고위관리 "미국, 무역전쟁서 원하는 건 중국의 명운"

입력 2019-09-23 10:53 수정 2019-09-23 15:34

황치판 전 충칭시장 '자력갱생' 강조 강연 중국 경제계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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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판 전 충칭시장 '자력갱생' 강조 강연 중국 경제계서 인기

중국 전 고위관리 "미국, 무역전쟁서 원하는 건 중국의 명운"

중국의 한 전직 고위 관리가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경제적 대가가 아니라 중국의 명운이라고 진단했다.

23일 인민일보 인터넷판에 따르면 충칭(重慶)직할시 시장을 지낸 황치판(黃奇帆)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최근 금융권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미국의 요구는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의 생명을 그렇게 쉽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 전 시장은 "1년여의 세월 동안 중미 무역 마찰이 반복해 심한 변동을 겪었다"며 "우리는 중미 무역전쟁의 배후에 있는 문제가 관세의 범위를 훨씬 넘어섰다는 것을 명백히 알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달 미중 고위급 대표단이 예정대로 미국 워싱턴DC에서 마주 앉아 어떠한 합의에 이르더라도 그것은 표면적이고 과도기적인 방안에 불과할 뿐일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황 전 시장은 미국의 압박에 맞서 중국이 서둘러 자신의 힘을 키워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역대로 독립자주, 자력갱생의 전통을 갖고 있다"며 "이는 마오쩌둥 사상의 일부분으로써 과거 중국은 자력갱생의 시기에 원자폭탄, 인공위성, 핵잠수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황 전 시장은 "이러한 결과는 중화민족의 멈추지 않고, 굴하지 않는 민족정신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명운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퇴직 관리인 황 전 시장의 이런 발언은 현재 중국 지도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대변하는 것이지만 중국 최고위 엘리트 계층이 미중 무역전쟁을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그의 연설 내용은 중국 경제계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인민일보 등 주요 관영매체들도 황 전 시장의 연설 요지를 앞다퉈 기사로 소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관세·외교·안보·기술·인권 등 분야에 걸친 전방위적인 미국의 압박이 자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전략적 행동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최근 중국에서는 미국과 갈등 속에서 경기 둔화 등 상당한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국가 이익과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중국공산당 초기의 대장정(大長征)과 같은 장기전을 감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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