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행을 갈 때 인천공항에서 주차를 맡겼다가 멀쩡한 차가 고장나거나 파손되는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행업체가 명백하게 잘못을 했다는 것이 블랙박스 영상에 남아 있는데도, 보상받지 못하는 일도 있습니다.
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차량 앞부분에 무언가를 칠합니다.
보닛을 열고 여기저기 살펴봅니다.
한 주차 대행 업체의 직원이 차를 수리하는 모습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차 주인은 지난달 필리핀 여행을 간 연모 씨.
인천공항에서 주차를 맡기고 떠났고, 돌아온 뒤 뒤늦게 사고가 난 것을 알았습니다.
[연모 씨/인천 신흥동 : 워셔액을 보충하려고 하는데 밑에서 다 새더라고요. (차 밑으로요?) 네, 차 밑으로 완전 콸콸…]
곧장 주차 대행 업체에 연락했는데, 황당한 답을 들었습니다.
[연모 씨/인천 신흥동 : '사고가 난 게 아니라 살짝 긁혀서 그냥 뭐 칠했다' 제가 기분이 나쁠까 봐 얘기를 안 했다고…]
수리비 견적은 197만 원.
업체는 한 푼도 주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7km 정도 떨어진 공터입니다.
사설 주차대행 업체가 주차장으로 쓰고 있는 곳인데요.
이 차량은 앞부분이 심하게 부서졌습니다.
역시 지난 여름 주차를 맡겼다가 사고가 난 것입니다.
[전모 씨/세종시 고운동 :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죠. (업체가) 보험이 안 들어져 있어서 보험 처리가 안 됐고요. 아마 과속을 한 것처럼 보이고요.]
한 대행 업체가 몰고가는 차량을 따라가봤습니다.
속도를 내도 쫓을 수가 없습니다.
[여기가 원래60km인 거예요, (속도) 제한이? 따라가기가 힘들구나.]
인천공항 주차 대행 업체는 약 70곳.
하지만 두 곳 빼고는 정식 계약이 안 된 채 불법 영업합니다.
[권형문/인천국제공항경찰단 112종합상황실장 :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도 있습니다. 피해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 주시면…]
인천공항이 단속한 건수가 올해만 1만 건 정도입니다.
하지만 범칙금은 8만 원, 정식 입건돼도 형사 처벌은 최대 벌금 20만 원이다보니 이런 일은 반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