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며칠 전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씨가 어린 선수들에게 "몸을 좋게 만들어야 한다"며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다 큰 어른도 심각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는데,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성장이 일찍 멈출 수도 있는 것인데요. 문제는 아이들 호기심에 비해 약 구하는 것이 너무 쉽다는 것입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조지훈/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 수사관 (지난 3일) : 야구를 잘하기 위해선 피지컬이 좋아야 한다는 식으로 학부모와 학생에게 권유했단 진술을 확보하였습니다.]
문제가 된 약물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짧은 시간에 근육이 커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주로 중국이나 태국에서 밀수입하거나 국내 업체들이 암암리에 제조해 유통합니다.
현재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한 체육 코치는 학생들이 먼저 이런 약물에 관심을 보여 걱정입니다.
[현직 중학교 코치 : 약 했을 때 몸이 어떻게 되는지, 아이들이 되게 궁금해 해요. 지금 딱 몸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을 때고. 심각한 것 같아요. 스테로이드도 본인들이 마음먹고 찾기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헬스장 운영자가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미성년자들의 약물 문제를 걱정합니다.
실제로 몇 번의 검색만으로 문제 약물을 파는 사람과 접촉할 수 있었습니다.
신체 조건 등을 보내면 어떤 약을 먹어야 할지 '디자인'을 해주겠다는가 하면, 판매업자도 연결해줄테니 견적을 받으라고 합니다.
손쉽게 근육을 늘릴 수 있는 만큼, 당연히 치명적인 부작용도 따릅니다.
[신현영/한양대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거나, 정자 형성이나 성욕이나 고환의 위축까지도 뇌 호르몬에도 작용해서 공격성이나 충동성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영상디자인 : 신재훈 / 영상그래픽 : 박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