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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암과 싸우며…20대 청춘 '평범한 일상' 빼앗긴 삶

입력 2019-07-04 07:47 수정 2019-07-0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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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을 건물 재료로 쓰지 못하게 한 지 10년이 됐습니다. '석면피해 구제법'이 만들어졌지만 피해자는 늘고 있습니다. 대부분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갑작스레 석면암에 걸렸습니다.

20대 시절을 석면암 치료로 보낸 한 청년을 박상욱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18살이던 2010년, 흉막에 종양이 생기는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환자 10명 가운데 8명이 석면 때문에 발병해 석면암으로도 부릅니다.

진단을 받은 뒤 절반 이상의 환자가 1년 이내에 숨지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이성진/석면 피해자 : 처음엔 고열로 인해 가까운 병원을 찾아갔는데 그땐 폐결핵이라고 했는데 큰 병원에 가서 조직검사를 받게 됐는데 그때 악성중피종 판정을 받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이씨가 태어나고 자란 충남 아산의 집을 조사했습니다.

석면이 나온 곳은 지붕으로 쓰인 슬레이트였습니다.

조각나 버려진 슬레이트는 이씨의 어릴적 장난감이었습니다.

이것을 확대해보니 가늘고 긴 석면섬유가 보입니다.

29년이 지났지만 석면은 그대로였습니다.

석면은 집뿐 아니라 이씨가 다녔던 초등학교와 학원에서도 나왔습니다.

곳곳이 석면에 둘러싸인 셈입니다.

결국 스무 살도 되기 전, 이씨는 한 쪽 폐를 도려내고 수십 번의 항암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성진/석면 피해자 : (치료 초기엔) 혼자 샤워하면 막 숨 차고 몸도 혼자 못 가눌 정도였는데…]

이씨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 심정으로 광화문과 국회로 달려나왔습니다.

20대 청춘을 치료에만 쏟은 이씨에게 또래의 평범한 일상은 꿈만 같은 일입니다.

[이성진/석면 피해자 : 그런 것들이 많이 아쉬워요. 직장생활, 사회생활, 연애생활…]

(화면제공 : 환경보건시민센터)
(영상디자인 :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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