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년 전 '중2'라는 노래를 들고 뉴스룸을 찾았던 김창완씨. 60대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10대의 감성까지도 재치있게 표현했었지요.
[김창완/가수 (2015년 2월 17일 '뉴스룸' 출연) : (가사를 보니까 몇 학년이냐고 묻지마, 1학년은 아니니까 걱정마…) 저는 사실 이 가사를 써 가지고 중2한테 보여줬어요. 딱 보더니 비슷하대요. (굉장한 감수성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제 그는 나이대를 더 낮춰서 아이들의 마음을 노래했습니다. 이번에는 음악이 아니라 아예 '동시'입니다. 산울림 시절에 이미 '산 할아버지', '개구쟁이' 같은 '동요'를 발표했던 김창완 씨가 생애 첫 동시집을 들고 '시인'으로 돌아왔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 밤잡기 - 김창완 >
살곰살곰 일어나서
전깃불을 확 올렸더니
기절초풍하면서 달아났어
한참 전 어른이 됐지만 아직도 깜깜한 밤이 무섭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가수 김창완'으로 살아온 지 42년, 동시집은 처음입니다.
어른이 되려면 마냥 버려야 하는 줄 알았던 두려움이나 호기심 같은 '아이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김창완 : 나이 들어가면서 얼마나 많은 별들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많은 강물을 흘려버리고…]
음악도 위로해 주지 못한 허전한 마음을 뒤늦게 다시 마주한 동심이 채워줬습니다.
이미 사람들에게는 그의 동심이 낯설지 않습니다.
1977년 록밴드 산울림으로 데뷔해 시를 닮은 가사에 시대를 넘어선 감성을 담아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 개구쟁이 - 산울림 (1984) >
우리 같이 놀아요
뜀을 뛰며 공을 차며 놀아요
동요 앨범도 몇 차례 냈지만 정작 그때는 동심이 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 고백합니다.
어른들만 안다고 착각하는 인생의 답은 이미 아이들이 먼저 알고 있다며 어른으로 만난 세상이 그리 대단치 않더라는 그는, 각자의 동심에 귀 기울이자 말합니다.
[김창완 : 나이 들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경험하겠지, 그건 정말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아요. 저는 매일 마시는 술을 첫 술같이 마십니다.]
(인턴기자 : 박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