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수영 국가대표 총 감독이 갑자기 사퇴한 일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배경을 보니 여성 코치에 대한 성희롱 의혹이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체육계 미투'가 한창이던 때 선수촌과 대한체육회가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문제를 축소했다는 지적입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5월, 국가대표 수영팀 유모 총감독이 돌연 진천 선수촌을 떠났습니다.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을 2달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사임에 논란이 일었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당시 유 전 감독이 대표팀 여성 코치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피해 여성 코치 : 바지도 아무 데서나 탈의하시고 불쾌하고 그냥 지나치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생리로 훈련에 빠진 선수를 '애국자'라고 표현하는 등 선수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도 있었습니다.
[유모 전 감독 (해당 여성 코치와 통화 내용) : 애국자들은 피 흘리잖아. 뭔 말인지 몰라?]
결국 여성 코치는 선수촌 훈련본부에 신고했고, 대한체육회에서 조사에 나섰습니다.
동료 코치도 유 전 감독의 부적절한 언행을 진술했습니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성희롱은 경미한 경우에도 자격정지와 같은 징계를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유 전 감독에 대한 징계는 없었습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 그건 대한수영연맹이 뭔가 조치를 했겠죠? 징계 부분은 대한수영연맹이 해야 될 그런 부분이고요.]
수영연맹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수영연맹 고위 관계자는 "대한체육회로부터 공식적인 징계 요구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피해를 신고한 여성코치는 오히려 자신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피해 여성 코치 : 제가 음해해서 감독 되려고 (유 전 감독을) 내보냈다. 체육계가 변화한다고 하지만 위가 바뀌지 않는데, 조직이 바뀌지 않았어요. 변화가 없는 거죠.]
이에 대해 유 전 감독은 "성희롱을 한 적이 없다"면서 "다른 코치나 선수들과 훈련 방식에 이견이 있어 그만뒀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