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남았습니다. 자신의 장례비로 쓰라고 소파 밑에 넣어둔 4500만원을 모두 태우게 된 노인, 또 봄여름 손님을 맞기 위해 2주 전에 리모델링을 마친 펜션들. 손쓸 새 없이 밀려온 화마가 태운 것들입니다.
이어서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2주 전에 리모델링을 마친 펜션은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최준영/산불 피해 펜션 주인 (강원 속초시) : 건물은 총 20개 중에 18동이 전소가 됐고, 한 개 동은 반손이 됐고…]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100억원을 넘게 들여 꾸민 곳이었습니다.
[최준영/산불 피해 펜션 주인 (강원 속초시) : 이게 집이자 일터였는데 한번에 다…]
자신의 장례비로 쓰려고 소파 밑에 넣어둔 4500만원도 손 쓸 새 없이 불탔습니다.
[그게 농협 건데 농협서 찾아왔는데. (그건 그거지만 이건 실물이 없으니까…)]
한 장이라도 건질까 싶어 잿더미를 뒤져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손대지 말아. 손댈 필요 없어.]
정든 집을 잃어버린 심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탁영희/동해시 기복마을 주민 : 내가 시집와서 산 지가 38년이지. 정도 들었는데, 참, 말이 안 나와요…]
오늘(6일)부터 본격적인 피해접수가 시작되면서 접수처인 주민센터에는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더불어 안타까운 사연들도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현장지휘본부가 있던 토성면사무소에 한 남성이 트랙터를 몰고 돌진하기도 했습니다.
집은 모두 불타고 트랙터 1대만 간신히 건진 산불 피해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