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길이 시내를 포위하듯 몰려오면서 속초 시민들은 공포의 밤을 지새웠습니다. 혹여나 불길이 가스 충전소나 학교, 병원을 덮쳐 대형 인명사고를 내진 않을까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오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소중하게 일군 삶의 터전이 눈 앞에서 사라지는 동안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김춘호/상인 : 장사를 이제 그만둬야죠. 뭐. 속은 많이 상하는데 어쩔 수 없죠.]
인정사정 없는 불길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이 곳만은 피해가길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속초의료원 하늘까지 검붉은 빛을 띠자 의료진들은 급히 병상을 옮기고 보호자들도 짐을 쌉니다.
보광병원과 예일요양원에서도 환자 180여 명을 급히 옮겼습니다.
[입원 환자 : 다리가 아파서 걷질 못해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대피하고, 학교 기숙사가 탄다는 소식이 들리자 안타까운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을까 시민들은 맘을 졸였습니다.
폐차장에 불이 붙으면서 차들을 급하게 뺐지만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타이어가 녹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폐차장 바로 뒤에는 가스 충전소가 있어서 시민들은 밤새 맘을 졸였습니다.
소방당국은 소방차와 호스를 동원해 가스 탱크를 덮치지 못하게 사투를 벌였고, 더 큰 재앙을 몰고올 수도 있는 대형 폭발은 다행히 피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