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근대 유럽 미술에서는 주인공인 '백인'을 따르는 시종이나 유모가 '흑인'으로 자주 등장합니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이름도 없습니다.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작품의 이름을 바꿔 단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작품 속 '흑인' 모델의 이름을 따서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 것입니다.
김성탁 특파원입니다.
[기자]
파리를 충격에 빠트린 인상주의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입니다.
누워 있는 올랭피아의 발치에 흑인 하녀가 꽃을 들고 서 있습니다.
오르세미술관은 이 작품의 이름을 흑인 여성에서 따 '로르'로 바꿔 달았습니다.
두 사람의 위치를 바꾼 작품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흑인 여성의 초상'이라고만 돼 있던 작품 속의 여성은 마들렌이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작품 속 흑인을 주연으로 만드는 시도입니다.
1848년 프랑스에서 노예제가 폐지된 후 흑인들은 유모나 그림 모델 등 직업을 찾아나섰습니다.
예술작품 속에서 그들은 대부분 익명이었습니다.
[로랑스 데 카르/오르세 미술관 디렉터 :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고, 연구 결과 흑인 모델의 이름도 알 수 있게 돼 새 작품명을 제안했습니다.]
자국 우선주의와 난민 논란 등으로 인종 차별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흑인 모델, 제리코부터 마티스까지' 전시는 7월 말까지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