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짧은 글 속에 의미가 함축돼 있는 시, 어렵긴 하지만 그 감동은 글자 수를 넘어섭니다. 요즘 일상에 위로가 되는 따뜻한 시를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할머니가 또박또박 쓰는 연필 글씨 속에도, 버스 운전사의 노트 안에도 시가 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시는 어렵고, 또 멀게 느껴집니다.
[난 얘 시가 뭔 소리를 하는지 한 개도 못 알아먹겠어.]
- 영화 '시인의 사랑' 중
그러나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초콜릿과 사탕을 주고받는 기념일에 맞춰 시집이 선물세트와 함께 놓였습니다.
시가 다가왔습니다.
편의점 만이 아닙니다.
이렇게 휴대폰 앱으로도 가깝게 볼 수 있습니다.
시를 보여주고, 들려주는 이 앱은 30만 명 넘는 사람이 이용하고 있는데, 절반 이상이 20대입니다.
우리가 즐겨 부르는 노랫말에 시가 쓰이기도 합니다.
[볼만한 멜로드라마 괜찮은 결말 그거면 됐다 널 사랑했다]
- '사랑을 했다' (아이콘) 중
시집만 파는 서점도 있습니다.
골목 서점이지만 시집의 종류 만큼은 대형 서점을 능가합니다.
[유희경/서점 대표 (시인) : 숨 쉴 틈 같은 것, 어쩌면 무쓸모한 어떤 것? 그래서 사람들이 안심하고 위안을 좀 얻고…]
예쁜 글씨체로 쓴 함축적인 문장들은 짧은 글에 익숙한 소셜미디어 속에서 쉽게 공유됩니다.
불확실한 미래, 경쟁에 지친 요즘 젊은이들의 마음을 시가 사로잡았습니다.
"불어 선득해진 면발을 묵묵히 건져 올리며
혼자 밥 먹는 일
그래서
요즘 당신은 무얼 먹고 지내는지
- '심야식당' / 박소란
(인턴기자 : 박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