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화나 동화의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내가 작가라면 다른 선택을 했을 것 같다"라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는지요. 보는 사람이 직접 스토리를 결정하는 영화, 동화가 요즘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마치 게임하는 것처럼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동화 속 '피노키오'는 꼭 나무로 만들어야 했을까, 한번쯤 이런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동화 '피노키오' : 이 나무를 깎아서 만들까, 이 헝겊으로 만들어도 예쁘겠는데.]
[나무로 만들려면 미미? 헝겊으로 만들려면 퐁퐁?]
흥겨운 음악과 함께 동화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정승우/서울 목동 : 게임하는 것 같이 선택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결과가 달라지니까.]
영화에서도 관객은 주인공이 먹을 아침 메뉴 같은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 취업과 생사까지 결정합니다.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 과거는 조작할 수 없어, 스테판. 시간이 지나면 선택은 바꿀 수 없는 거야.]
그 선택에 따라 40분짜리 단편영화가 되기도 하고 5시간짜리 장편영화로 탈바꿈하기도 합니다.
시청자들은 '90분이면 될 영화를 세 시간째 보고 있다', '나도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는데, 주인공의 인생을 책임지고 있다'며 경험을 공유합니다.
직접 그린 이야기의 전개순서를 올려놓기도 합니다.
영화 속 노래를 따라부르는 상영회가 열리고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콘서트 영화가 나오듯, 영화도 동화도 게임처럼 직접 선택해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새로워지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