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가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경북 영천에서는 갑작스런 단축수업으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하소연한 부모들에게 비아냥 댄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해당 학교의 교장입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영천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지난달 중순 방학 앞뒤 2주 동안 3시에 끝나던 수업을 1시로 당겨 끝낸다고 공지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시 한 수가 일부 학부모들의 단체카톡방에 올라왔습니다.
시인이기도 한 이 학교 교장이 자신이 쓴 시를 올린 것입니다.
옛날 어머니들이 힘들게 아이를 키웠다는 내용인데 마지막 부분이 논란이 됐습니다.
"단축수업에 우리 애는 어떻게 하냐고 비굴하게 외치지는 않았다"고 쓴 것입니다.
제목도 '복지의 허구'입니다.
해명을 듣기 위해 교장을 만났지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00초등학교 교장 : 그분(부모)들이 시간 없어서 그런 것 아니거든요. 시간을 허비하면서 전부 다 학교 쪽으로 넘긴다니깐.]
학부모들은 할말을 잃었습니다.
[학부모 : 단축수업에 항의하는 엄마에게 비굴하다. 그건 맞는 어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애태우는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할 교장이 부모들의 걱정을 비굴한 외침으로 깎아 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