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여름, 닭 진드기를 죽이기 위해 쓴 살충제 성분이 계란에서 검출됐다는 소식이 우리의 밥상을 흔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계란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항생제가 나온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계란에 남은 항생제 성분이 인체에 들어오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이 계란에는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도 함께 남아있을 수 있어 불안감이 커집니다. 이런 계란을 생산한 농장 가운데는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도 있었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인 한 사람이 한 해에 먹는 계란은 평균 248개입니다.
이틀에 1개 꼴로 먹는 셈인데, 이렇게 흔히 먹는 계란에서 항생제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9월 항생제 계란이 나온 경기도의 한 농장을 찾아가봤습니다.
모래 바닥에 닭들을 놓아 기르는 방사형 농장입니다.
친환경 인증을 받아 대형 마트에도 납품하고 있습니다.
하루 1만 8000개의 계란이 생산됩니다.
항생제가 든 계란이 언제부터 유통됐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검출된 항생제는 엔로플록사신입니다.
호흡기부터 소화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데 쓰입니다.
항생제는 내성을 우려해 사람에게도 제한적으로 처방하는데 소비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이 성분을 먹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이런 계란에는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세균이 남아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17년 5월부턴 알 낳는 닭에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그러나 농장에서는 그 해 12월에도 이 항생제를 사용했습니다.
[농장 수의사 : 사용을 금지하란 얘기를 듣지 못했어요. 산란 중에는 쓰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거죠.]
지난해 10월과 11월 다른 두 농장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빵이나 과자, 생크림 등 다른 가공식품에도 이들 계란이 쓰였을 수 있습니다.
2년 전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먹거리 안전 관리에 다시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입니다.
(영상디자인 : 김석훈·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