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두운 얘기지만 빛을 향하고 있다면 어둡지 않다"고 말하는 작가가 있습니다. 작가 한강 씨입니다. 차디찬 겨울이 있었기에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강나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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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 작은 낭독회' - 서울 광화문 >
거긴 지낼 만한가요.
빗소리는 여전히 들을 만한가요.
영원히 가져오지 못하게 된 감자 생각은 잊었나요.
- 소설 '파란 돌'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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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한 목소리로 되살아나는 고운 문장들이 겨울밤 추위를 이기며 모인 독자들 마음 속에 따스하게 채워집니다.
예전 단편소설집을 다시 낸 기념으로 마련한 낭독회 자리입니다.
소설을 처음 썼던 20대 초반, 어린 친구가 왜 어두운 글을 쓰냐는 질문을 받고는 했던 한강 씨는 오히려 어렸기에 쓸 수 있었다 말합니다.
[한강/소설가 : 캄캄하고 더 힘들고 갈피를 잡을 수 없어서 많이 흔들리게 되는…]
자신의 글이 결코 어둠에 그치지는 않는다고도 했습니다.
[한강/소설가 : 빛을 향하고 있으면 어둡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겨울에 글을 가장 많이 쓴다는 그는 어릴 적 몸에 새긴 차디찬 겨울에 대한 감각 덕분에 작가가 될 수 있었다 여깁니다.
[한강/소설가 : 인간의 몸이 얼마나 따뜻하고 연약한지 더 느끼게 되고 살아있다는 것을 강렬하게 체험하는…]
최근 몇 해동안 겨울에 대한 새 작품을 쓰고 있다는 그는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 끝에 이런 답을 얻었습니다.
[한강/소설가 : 그냥 제가 진실이라고 느끼는 그만큼만 쓰면 되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