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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판문점 찾은 비건 대표…북한에 "대화하자" 시그널

입력 2018-12-20 18:20 수정 2018-12-2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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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위해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늘(20일) 판문점을 찾았습니다. 방한 일성으로는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선명한 대화의지를 내비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업무보고를 받았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는 외교안보 소식과 청와대발 뉴스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어젯밤, 북·미 실무협상을 이끄는 비건 특별대표가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습니다. 몰려든 취재진이 질문을 건네기도 전에, 품 안에서 종이를 한 장 꺼내 드는데요. 대북 제재 완화를 시사하는 '깜짝 메시지'를 발표했습니다.

[스티븐 비건/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어제) : 다음 주에 워싱턴에 돌아가면 민간·종교단체의 대북 인도 지원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지시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그간 미국은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지원을 위한 방북, 또는 물자 반출 심사를 '지연' 시키는 방식으로 북한을 압박해 왔습니다. 말만 인도적 지원이지, "의약품을 보내도, 장마당에 팔아먹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나아가 미국민의 북한 여행 금지 조치도 함께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입니다.

[스티븐 비건/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어제) : (대북) 지원을 원활하게 하고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하는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재검토할 것입니다.]

미국은 대학생이던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혼수상태로 귀국해 사망한 후, 지난해 9월부터 북한 여행을 엄격하게 금지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년 첫 국정연설에 웜비어의 부모를 초청해 북한의 잔학성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었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1월 30일) : 아주 치졸한 재판 이후 독재정권은 오토에게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6월 끔찍한 부상을 입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나 미국으로 돌아온 지 불과 며칠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최근입니다. 협상 교착상태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어떤식으로든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것인데요. 특히 여행 금지 조치는 미국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사안인만큼, 국제 제재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낼 비장의 카드인 것입니다.

비건 대표, 오늘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찾아 한반도 해빙 무드를 직접 확인했는데요. 4·27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평화의집, 또 9·19 군사 합의에 따라 이뤄진 JSA 비무장화 진행 상황을 살폈습니다. 현재 남북은 JSA 지뢰 제거 작업을 마무리 짓고, 서로가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공동근무 및 운영규칙안' 제정을 협의 중입니다. 북·미 간 접촉은 따로 이뤄지지는 않았고요. 비건 대표는 내일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만난 뒤 2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합니다. 또 22일 출국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관계자들과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이 선명한 대화 의사를 밝힌만큼, 공을 넘겨받은 북한이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가 주목됩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 업무 보고를 이어갔습니다. 국방부와 여가부인데요. 먼저 국방부에서는 올해 일궈낸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 성과를 되짚었습니다.

[국방부 업무보고 : 남과 북은 9·19 군사분야합의를 이뤄냈고, 남북 간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했습니다. 국민들께서 한반도의 평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군이 정말 큰일을 해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남북 군사 합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 초에는 남북 군 수뇌부의 핫라인 개통을 위한 본격적인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연합훈련 실시 계획도 내놨는데요. 매년 4월 대규모로 실시하던 독수리 훈련은 규모를 축소해 연중 실시하고, 키리졸브, 프리덤가디언 등 가상 워게임 형식인 연합 지휘소 훈련은 종전대로 2번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또 2019년도를 전작권 전환 준비를 본격화하는 시기로 삼을 계획입니다. 한국군의 작전 주도능력을 검증하는 첫 단계인 최초작전운용능력 평가를 내년 8월 실시할 예정이고, 이어서 2020년 완전운용능력, 2021년 완전임무수행능력 평가를 끝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완수할 수 있습니다.

착착 세워진 훈련 계획과는 달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골치가 아픈 현안 하나가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 병역법 제·개정입니다. 올해 안에 정부안을 확정하기로 했는데,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서조차 통일된 안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크게 안이 2가지인데요. 먼저 복무기간 '36개월', 복부분야를 '교정시설'로 단일화하는 1안. 그리고 '27개월', '교정시설과 소방서로 다양화'가 담긴 2안을 보고했습니다.

정부안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입법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불가피해보이는데, 특히 복무기간과 관련해 일정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반영할 계획인데, 플러스마이너스 1년까지 조정이 가능해 1안의 경우 최소 24개월에서 최대 48개월까지 바뀔 수 있습니다. 오후에는 여성가족부 업무보고가 이어졌습니다. 청소년 폭력 재발방지, '미투'가 불러온 사회 변화와 향후 과제 등에 대해 토론했는데요. 이 내용은 들어가서 더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판문점 찾은 비건 대표…북한에 "대화하자" 시그널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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