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팩트체크] 탈당 때 상임위원장 반납 사례 없다?…20년간 전수조사해보니

입력 2018-12-19 21:51 수정 2018-12-20 00:19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이학재/자유한국당 의원 (국회 정보위원장 / 어제) :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 하든지, 또 사퇴했다든지 이랬던 사례가 전혀 없어요.]

[앵커]

이학재 의원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바른미래당 몫으로 받은 상임위원장직을 유지한 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위원장직을 반납하라는 요구가 거세자 이 의원은 "전례가 전혀 없다"는 근거를 내세우면서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팩트체크 결과는 달랐습니다.

오대영 기자, 이 주장 자체를 사실로 보기가 어렵죠?
 

[기자]

결론은 그렇습니다. 그에 앞서서 이 사안이 왜 중요한지를 먼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사진 2장을 보겠습니다.

왼쪽 사진은 2016년 국정감사 때입니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았던 5개 상임위에서 하룻동안 국감이 아예 열리지 못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른쪽, 이달 초 기획재정위원회입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예산부수법안을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서 처리했습니다.

야3당은 여야 합의 없는 졸속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상임위원장이 국회 운영에 있어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하는 국회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열쇠를 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의사 진행과 법안 처리, 예산-결산안 심사 등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누가 맡는지, 어느 당 소속인지가 국민에게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러면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 의원은 사퇴한 전례가 전혀 없다고 했는데, 사례가 여럿 있다면서요?

[기자]

최근 20년간의 사례를 전수조사했습니다. 

3건의 사례가 있습니다.

1998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종호 의원, 그리고 2015년 새정치연합을 나간 박기춘 의원, 2016년 새누리당을 떠난 진영 의원이 당적이 바뀌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았습니다.

[앵커]

지금 정치권에서는 "이부자리 놓고가라", "자유한국당 복당 선물이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잖아요. 그러면 이 의원처럼 사퇴하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까? 

[기자]

숫자상으로는 사퇴하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는 합니다.

1998년 이래로 당 몫으로 배분된 상임위원장을 맡았다가 탈당한 경우가 모두 21건입니다.

사퇴는 3건에 그쳤고, 18건은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 18건 중에서 16건은 모두 신당 창당이나 신당 합류, 혹은 분당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또 다른 1건은 이양희 자민련 의원이 탈당해서 한나라당으로 간 경우입니다.

차후에 다른 상임위원장직으로 돌려받았습니다.

그래서 소수 정당에서 거대 정당으로 옮기면서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함께 가져간 사례는 1건 뿐입니다.
 
새천년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옮겼던 박상규 의원 사례입니다.

[앵커]

무엇보다 문제는 지금 위원장을 맡을 때는 정당 의석수에 비례해서 나눠놓고, 이렇게 탈당을 하고도 유지를 하면, 본래 취지에 안 맞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상임위원장은 예결위원장을 포함해서 모두 18개입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129석의 민주당과 113석의 한국당이 8개로 똑같아집니다.

29석인 바른미래당과 19석의 '평화와 정의의 모임'이 1개씩을 맡는 구조가 됩니다.

1988년 13대 국회 이래로 예외없이 '정당 의석수'를 기준으로 합의를 해서 배분해왔습니다.

[앵커]

결국에는 합의 정신이 깨진 것은 물론이고, 국민의 의사를 대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본인의 사의가 일단 있어야 되고요.

그 뒤에 회기 중에는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되고, 회기 끝난 뒤에는 국회의장의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

이학재 의원은 오늘(19일) "당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앵커]

네.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관련기사

김관영 "이학재·한국, 벼룩의 간 빼먹어…정보위원장 반납해야" "먹튀 말라" 거센 항의…기자실로 몸 숨긴 이학재 "정보위원장 내놔라"…이학재 탈당 기자회견장 '아수라장'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