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었던 경북 안동 '도산서원' 안에 있던 소나무가 서원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일본이 원산지인데다 일왕을 상징하는 나무로 알려진 금송이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도산서원에서는 쫓겨났지만, 일제 강점기 때 널리 퍼진 일본산 나무들은 우리 국회와 학교 곳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옛 1000원짜리 지폐 뒷면입니다.
도산서원이 그려져 있는데 소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띕니다.
1970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은 나무입니다.
원래는 서원에 들어서자마자 있었는데 심은 지 48년 만에 담장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일본산인 금송이기 때문입니다.
[지성실/경기 안산시 : 퇴계 이황 선생님의 사당 안에 (금송이) 있다는 건 이해가 안 가요. 옮겼다고는 하지만 바로 앞에 옮겨져 있는 게 안타깝고요.]
금송이 있던 자리에는 퇴계선생이 아끼던 매화를 심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모시는 현충사 경내에 있던 금송도 지난 9월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산 나무는 많습니다.
국회를 빙 둘러싼 이 나무들은 왜향나무라고 부르는 일본산 가이스카 향나무입니다.
논란이 일자 본청 앞 5그루를 뽑아냈지만 아직도 120여 그루가 남았습니다.
경남 창원의 한 초등학교에 가이즈카 향나무가 가득합니다.
이 학교의 교목이 향나무이기 때문입니다.
경남지역 초·중·고등학교 900여 곳 중 121개 학교의 교목이 향나무이고, 23개 학교는 아예 가이즈카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했습니다.
현충시설과 공공기관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 곳곳에는 일본산 나무들이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