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985년 한국에서 방영된 전설의 외화 시리즈 'V'
지금 봐도 카리스마 넘치고 매력적인 주인공 다이애나는 실은 지구를 침공해온 외계인이었습니다.
얼굴을 한 꺼풀 벗기면 드러나는 파충류의 피부와 쥐를 한입에 집어삼키는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지금껏 많은 이들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죠.
이제 와 되짚어보면 작품 안에는 사회적 메시지가 가득했습니다.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은 독일 나치를 상징했고 외계인의 제복은 적나라하게 그것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맞서 싸우는 지구인들.
그들이 선명하게 그려놓은 문자는 드라마의 제목과 같은 V였습니다.
V 사인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Victory, 즉 승리와 자신감을 의미했습니다.
이후 1960년대 히피 문화가 유행했을 당시에는 Peace, 즉 평화를 의미했고, 그래픽 노블로 유명한 '브이 포 벤데타'에서 V는 기득권에 대한 저항을 상징합니다.
이렇듯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담은 표식 V가 어제(20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왔죠.
이른바 '블랙리스트' 판사들 옆에 선명하게 그어진 V 마크.
표식을 받은 이들은 모두 양승태 대법원 사법 권력에 대해서 불편한 지적을 해왔던 판사들이었습니다.
"어떤 처분에 있어서도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단호히 잘못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던 그는…
실은 힘주어 그은 V 표시를 통해서 블랙과 화이트를 걸러 왔던 것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