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겨울나기가 더 걱정이 되는 이들이 쪽방이나 비닐하우스에 사는 이른바, 주거 빈곤층입니다. 최근 종로 고시원 참사 이후, 자칫 불이라도 날까, 전열기구도 함부로 쓰지 못합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은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습니다.
불이 나면 소방 대원이 진입하기조차 힘듭니다.
흙벽에 시멘트와 판자를 대충 덧대 지은 집엔 뇌병변을 앓고 있는 4살 아이가 살고 있습니다.
빗물 샌 자국이 곳곳에 남아 있고 방안에는 냉기가 돕니다.
하지만 누전 위험이 커서 전열기구도 함부로 쓸 수 없습니다.
기온이 뚝 떨어지자 당장 겨울나기가 걱정입니다.
[A씨/판자촌 거주민 :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은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 그런 부분들이 내심 걱정이 많이 됐었어요. 비도 새고. 아기 키울 환경이 안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흙벽이라도 있는 집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대규모 비닐하우스 촌에는 재개발로 집 잃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셋방 구하기조차 힘든 300여 세대가 여기 모였습니다.
지난 겨울에 난 불로 집안 곳곳에는 그을음이 남았습니다.
[B씨/비닐하우스 거주민 :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이어서 1월에도 한 가구가 타고…]
이렇게 비닐하우스나 판자촌, 고시원 등 이른바 비주택에 사는 주거취약계층은 전국적으로 37만 가구에 달합니다.
대부분 불이 나면 대피가 어려운데다 소방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류나니/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집이라는 공간은 아늑하고 안전한 공간이라고 당연히 생각해야 할 곳임에도… 최소한이라도 (아이들이)안전한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전문가들은 비주택 소방시설을 전수 조사하고, 주거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