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르포] 민속놀이 명목 '소싸움' 계속…동물학대 논란

입력 2018-10-28 21:5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개싸움'이나 '닭싸움' 우리나라는 이렇게 동물끼리 서로 싸우게 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만큼은 예외입니다. 소싸움은 민속놀이라며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데, 초식 동물인 소의 본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동물학대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규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덩치 큰 황소들이 코뚜레에 이끌려 모래판으로 나옵니다.

무거운 머리를 맞대고 상대방을 짓이겨야 살 수 있는 곳.

소들의 몸은 피투성이로 변합니다.

싸움이 격해질수록 관중의 박수갈채는 더 커집니다.

[소싸움 경기 중계자 : 으라차차! 배치기! 어여차! 자자 박수 한번 주시고!]

한 경기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소들이 투입됩니다.

거친 숨을 내쉬는 소들은 울부짖고 이리저리 몸을 뒤흔듭니다.

[남지숙/동물을위한행동 : (소는) 가고 싶지 않은 거예요. 그런데 여기 코뚜레가 굉장한 무기예요. 코뚜레를 당김으로써 1톤 무게를 움직이거든요. 그러면 소는 선택권이 없어요.]

600kg을 넘나드는 소들이 싸우면서 뿔이 부러지고 다치는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경기를 위해 몸을 키우려면 더 혹독한 사육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싸움소에 돈을 거는 일은 금지돼 있지만, 암암리에 판돈이 오가기도 합니다.

[싸움소 주인 : (상금이) 최고 600만원. 다른 데는 1000만원 하는 데도 있어요. 소싸움이 역시 취미도 있지만 돈 하고 연관이 있잖아…]

소싸움은 민속놀이라는 명목으로 전국 11곳에서 개최되고 있습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소싸움은 민속놀이로 분류돼 있기 때문입니다.

[전북 정읍시청 공무원 : 이렇게 하는 건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니에요. '동물학대가 아니다. 민속 소싸움이다'라고 대답해 드리고 있는 실정이에요.]

하지만 동물보호 단체들이 동물 학대와 사행성 조장을 지적하며 반대하고 나서면서 논란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허은주/수의사 : 사실 소가 싸울 이유가 없어요. 전통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 따라서 새롭게 합의되는 거라 생각해요.]

세계적으로 인위적인 동물싸움을 금지하는 추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전통이라는 이유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재욱)

관련기사

하남시, 유기견 한 단체에 넘겼지만…대표 '동물학대 의혹' 논란 '퓨마 탈출' 대전오월드 관리 총체적 부실…동물원장 중징계 서울대공원, 4년간 661마리 폐사…"관리 인력 부족" 지적 '라쿤' 탈출해 거리로…광견병·생태계 교란 위험 6번째 대멸종 겪는 지구…다양성 복원에 수백만년 걸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