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의원들에게 지원되는 돈은 참 다양합니다. 이미 논란이 되면서 알려진 특수활동비와 업무추진비 이외에 입법 정책개발비라는 것이 있습니다. 좋은 정책과 법안을 만들라고 세비와는 별도로 지원되는 돈인데 올 한해 동안 86억 원이나 배정됐습니다. 그런데 의원들이 이 돈을 연구비 등으로 쓰겠다고 받아간 뒤에 전혀 다른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시민단체는 공금횡령과 다름이 없다며 고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먼저 김나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실은 지난 2년간 이 의원 보좌진의 지인 홍모 씨의 계좌로 1200여만 원의 정책개발비를 받았습니다.
홍 씨에게 연구용역을 주고 비용을 지불하겠다며 신청한 돈입니다.
그런데 홍 씨는 해당 연구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 씨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자신은 계좌만 빌려줬고 돈은 이 의원실에 송금했다고 밝혔습니다.
[홍모 씨/이은재 의원실 보좌관 지인 (화면출처 뉴스타파) : 돈 받아야 하는데 자기 통장으로 못 받는다고 그래가지고 내 통장으로 받아서 걔한테 보내준 거라서…]
이에 대해 이은재 의원실 관계자는 "홍모 씨 계좌로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의원실 운영비로 썼다"고 밝혔습니다.
무소속 서청원 의원실도 2016년과 지난해 각각 500만 원씩을 들여 인사청문회와 대북정책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두 연구 모두 주제와 전혀 무관한 토목 분야 직장인들에게 맡겨졌습니다.
서청원 의원실에서는 해명 요청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도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포럼에만 4000여만 원을 들여 연구용역을 맡겼지만 이 단체에서 낸 보고서 중 2건은 기존에 나온 자치단체 보고서 등을 거의 100% 베낀 것이었습니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의원실도 허위서류를 작성해 1100여만 원을 받은 뒤 의원실 직원의 가족 등 비정규직 인력들의 인건비로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