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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복지원' 악몽 이기고…연극무대 선 피해 생존자

입력 2018-10-07 20:54 수정 2018-10-0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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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대 부랑인을 단속한다며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끌고 가 폭행과 노동착취를 한 사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려는 움직임이 최근 있었죠. 당시 피해 생존자가 연극 무대에 섰습니다.

박민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자꾸만 틀렸던 대사를 다시 한 번 되뇝니다.

줄을 치고 또 친 대본은 이제 여백이 없습니다.

어색했던 분장도 이제 곧잘 받습니다.

석 달 연습 끝에 첫 무대에 서는 주연배우, 부산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최승우 씨입니다.

[파이팅, 파이팅!]

1980년대 형제복지원에는 3000명이 수용됐습니다.

가난한 집 아이들, 길에서 자던 취객들이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갔습니다.

최 씨는 중학교 1학년 때 끌려갔습니다.

상처는 깊었고 국가에 대한 미움은 컸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순식간에 들더라고]

8년 전 처음으로 피해를 증언하기 전까지 숨어 살았습니다.

낮은 자존감, 그리고 학습된 폭력성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불가능했습니다.

[최승우/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 : 부랑아 낙인이 찍혀버렸단 말입니다. '짐승에서 사람으로 돌아가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제는 연극무대에 서면서 자신감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희망을 얘기하게 됐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를 거다!]

작품 제목은 '편육'입니다.

여러 부위 고기를 눌러 만든 것이 얽히고설킨 우리 삶과 닮았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진준엽/연출 : 배우로 '데뷔'라고 본인도 말씀하시니까 계속 하시겠다는 거거든요]

부산시는 최근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에 착수했고 검찰은 대법원에 비상 상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31년 동안 가려졌던 폭력의 진상은 곧 드러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형제복지원 출신 배우의 삶도 어쩌면 이제 시작입니다.

(화면제공 : K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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