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법 농단 사건의 정점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해 9월 퇴임하면서 가지고 나온 USB 두 개를 검찰이 확보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재임 중에 사용한 뒤 복구 불가능하게 폐기한 컴퓨터 안의 문서 파일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막혀있던 윗선에 대한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습니다.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30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도중 검찰은 서재에 보관 중이던 USB 두 개를 제출받았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직 중 사용하다 퇴임하며 복구 불능이 된 컴퓨터의 파일을 이 USB에 복사해 가지고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이 순순히 건넸다는 점에서 '이미 의미 있는 자료는 없앤 것 아니냐'는 시각과 동시에 '사법 농단' 의혹을 밝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검찰은 이 USB와 함께 같은 날 실시한 차한성,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 중입니다.
압수수색 성과와 별개로 법원이 이들을 강제 수사할 필요성가 있다고 본 만큼,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은 '재판 거래 등 주요 혐의를 소명할 관련자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며 윗선 소환 조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과 대법관 3명에 앞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우선 소환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징용 재판, 판사 뒷조사 등 대부분 의혹에서 이름이 등장하는 핵심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