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부산에서 한 남성이 택시 강도 행각을 벌였다가 그 자리에서 붙잡혔습니다. 3만 원을 빼앗은 이 남성은 4년 전에 개봉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차라리 감옥에 가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이수정 기자입니다.
[기자]
까만 옷을 입은 한 남성이 터널 안을 천천히 걷습니다.
방금 전 터널에서 택시 강도 행각을 벌인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발걸음이 느립니다.
오늘(6일) 새벽 2시 20분쯤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곰내터널을 1km 가량 앞둔 곳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45살 김모 씨가 갑자기 택시 기사의 목에 흉기를 들이댔습니다.
택시기사에게서 3만 원을 빼앗은 김 씨는 터널 중간에서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김 씨는 흉기를 버린뒤 터널 바깥쪽으로 걸어나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발견 돼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014년 4700명 정도 관객을 모은 한 개봉 영화의 감독이었습니다.
외국의 국립 영화 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품 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에서 김 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너무 힘들어 차라리 감옥에 가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김 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보충조사한 뒤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