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기도 구리의 한 고등학교에서 교육당국이 금지한 '성적 우수반'을 운영하고 여기서 나눠준 '부교재'에서 시험 문제를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부모들이 항의하자 재시험을 치렀습니다.
백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일주일 전, 경기도 구리의 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10분간 딱 한 문제를 푸는 이상한 수학시험을 치렀습니다.
이 미니 시험의 정체는 1학기 기말고사 재시험이었습니다.
기말고사에 일부 학생만 참여하는 심화반 교재 내용과 유사한 시험문제가 출제됐기 때문입니다.
[해당 학교 교장 : 유사성이라고 볼 수 있는 문제가 제공됐던 거죠. 풀어주지는 않았어요.]
학부모 항의가 빗발치자 학교 측은 이 문항을 전원 정답처리 했습니다.
이마저도 성적처리 규정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한 문제만 다시 시험을 본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된 심화반이 전교 석차 11%, 즉 30등 이내 학생만 들을 수 있는 성적우수반이라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교육부 규정상 성적우수반 운영은 금지돼 있습니다.
중·하위권 학생에게 열패감을 조성하고 공정한 학습 기회를 박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 심화반은 명문고 만들기라는 목표를 내세운 구리시의 지원을 받아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독 주체인 교육청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학교 측은 심화반 성적 제한을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