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0년 만의 첫 조별 리그 탈락을 지켜본 독일 축구 팬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는 "슬프다"고 말했고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은 "오만한 독일이 한국에 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축구팬 수천 명이 모였습니다.
4년 전 월드컵 우승을 축하했던 자리입니다.
전반전만 해도 신나는 응원전이 펼쳐졌지만 일순간, 응원 막대가 멈추어 섭니다.
김영권의 첫 골에 망연자실했던 팬들은 손흥민의 쐐기골에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쥡니다.
결국 눈물을 터트립니다.
[야닌 뢰팅/독일 축구팬 : 팀이 싸우질 않았어요. 심지어 한 골을 먹은 후에도. 나쁜 경기예요.]
이달 초 독일팀의 이탈리아 훈련지를 찾아 선수들을 격려했던 메르켈 총리는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한 콘퍼런스에서 인간형 로봇이 메르켈을 위로하자 "솔직히 오늘 우리는 매우 슬프다"고 했습니다.
메르켈은 2014년 독일이 우승한 브라질 월드컵을 2번이나 찾았지만 이번에는 정치 일정으로 불참했습니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은 "항상 생명줄을 들고 있다고 생각한 독일팀이 오만했다"며 "한국에 벌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1면 머리기사로 4년 전과 똑같이 "말이 안 나온다"고 썼습니다.
브라질에 대승을 거둔 4년 전 만큼이나 이번에도 할 말이 없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