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검찰의 책임은 없다고 다시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화살을 당시 국정원 쪽으로 돌렸습니다.
박민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한 의혹이 제기된 뒤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 입장문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의혹과 관련한 보도에 검찰의 계획이나 개입이 없었다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대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원 전 원장이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것입니다.
이 전 중수부장은 KBS가 시계 수수 사실을 처음 보도한 2009년 4월 22일 상황도 설명했습니다.
저녁 식사 중 보도 내용을 보고 받고 "원세훈 원장이 이런 파렴치한 짓을 꾸몄다"고 욕을 하며 화를 냈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엔 김영호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과 정순영 국회 전문위원 등 고위 공무원 5명이 함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해당 보도가 국정원 대변인실의 개입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전 중수부장은 지난해 11월에도 "수사 당시 국정원 직원들이 찾아와 혐의 사실을 언론에 흘리라고 제안해 화를 내며 이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 도피 의혹을 받던 이 전 중수부장이 최근 워싱턴DC 인근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돼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화면제공 : KBS, 미시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