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무도 없는 바다에 폐기름을 몰래 버리고 가는 선박들이 있습니다. 못 잡을 것 같지만, 잡을 수 있습니다. 사람처럼 기름에도 지문이 있어, 추적이 가능합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바다에 기름을 몰래 버린 선박들은 해경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이영희/부산해경 해양오염방제과장 : (선장들이) 부산 바깥쪽으로 배를 감춰놓고 증거를 대라고 얘기하죠.]
단서는 현장에 떠 있는 기름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
기름에도 사람처럼 지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기름을 넣어도 배 안에 남아있는 연료와 섞인 뒤 연소 과정을 거치면 선박마다 성분이 각기 다른 기름이 되는 겁니다.
기름을 320℃로 달구고 전자충격을 줍니다.
연결된 모니터에는 성분 분석 그래프가 나타납니다.
비슷한 시간대 바다를 오간 용의 선박에서 가져온 것과 맞대봅니다.
[박선희/남해지방해양경찰청 분석실장 : 하나하나 패턴도 유사하고 윤활유 부분도 패턴이 유사합니다.]
지난달 3차례에 걸쳐 7000L가 넘는 폐기름을 부산 앞바다에 버린 러시아 어선도 이 방법으로 15일 만에 찾아냈습니다.
탄소 뿐 아니라 황화물 성분도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기름 유출 뺑소니 검거율은 80%까지 높아졌습니다.
해경은 단속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형 자동감식 장비를 개발하고 선박 기름 정보를 빅데이터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남해지방해양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