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가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 배치된 지 1년이 됐습니다. 농촌 마을의 평범했던 일상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윤두열 기자가 소성리 주민들을 만났습니다.
[기자]
1년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서 있는 곳은 그 자리 그대로입니다.
[임순분/경북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 : 1년을 더듬어 기억하면 아프고, 울분이 찰 뿐이지만 이렇게 이 땅을 위해…]
지칠만도 하지만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마을회관 앞에서
[중단하라!]
사드기지 앞에서
[국방부는 불법 공사 장비 중단하라!]
변함없이 사드 철거를 외칩니다.
소성리에 산 지 42년 째, 임순분 부녀회장을 비롯한 주민 모두에게 평범한 농촌의 일상은 이제 옛 일이 됐습니다
[임순분/경북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 : 마치 전쟁하듯이 그냥 후닥닥 서서 밥 한 숟가락 먹고 뛰어나가고 회관에 나가서 컵라면 끓여 먹고 이렇게 하게 돼요. 우리 일상이 할머니들 일상이 그렇게 변했어요.]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님비로 보는 시선에 갈수록 지쳐갔습니다.
사드 도입을 주장하는 야당 대선후보가 이 지역에서 더 많은 표를 받았다며 보내는 외부의 냉소적인 시선은 아팠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마음은 지난 1년을 거쳐오며 더 단단해졌습니다.
[임순분/경북 성주 소성리 부녀회장 : 손자들이 살아갈 이 땅을 전쟁터로 만든 이 땅에서 살게 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할머니들 말씀이.]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주민들은 거리에 앉아 핸드폰으로 지켜봤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여전히 경찰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농사일로 굳은 손엔 낫과 호미 대신 사드 반대 피켓이 들려있습니다.